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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도 되는 나.......


BY 막내 2002-10-28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지난 주말이 나에겐 참으로 고통스런 긴날들이었다...

그무엇보다도 내자신에게 화가나는....아니 내자신이 불쌍하고 한심스런...그런 날이었다.

나라는 존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설마설마 하던것을 이제야 알고말았다.


아직 신혼 6개월... 남편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하지만 싸움을 거듭할수록 점점 도가 지나쳤고 드디어 내생에 처음으로 굴욕스럽게 맞았다..

머리채를 휘어잡히며 산산히 부서진 살림살이에 내동댕이 쳐졌고 힘없는 개처럼 질질 끌려다녔다..

이건 그냥 부부싸움이 아니었다.

온 아파트가 떠들썩하게 그렇게 싸웠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들이 더 있었지만.........생각하고 싶지 않다.

입밖으로 또 꺼내면 다시 무너져 버릴까봐.........


싸움의 발단은 나의 바가지였다.

싸움의 시작이 항상 사소한것이듯.........

그날은 남편이 예전에 단란주점에 가서 내게 거짓말을 했던일을 내가다시 꺼냈던 것이다.

그말을 발단으로 화가난 남편이 집에서 술을 마셨고, 그후 일은 그렇게 크게 번졌다.

그동안 그사람은 나에게 설겆이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널어주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하지만 싸움이 일어날땐 아침을 우유한잔으로 떼웠던 일까지 모조리 얘기하며 그동안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를 나에게 푸는듯 했다.


어찌어찌해서 싸움이 끝나고 그사람은 자기의 소행을 감추기위해 집안을 정리했다.

물론 나에게 치우라며 명령을 했다.

그가 치우고 있는사이 나는 핸드폰을 잽싸게 들고 나와 집을 뛰쳐나갔다..

그리곤 동네어귀에 숨어 전화를 걸었다.

친정으로 전화를 해야할지, 시댁으로 전화를 해서 저 꼴을 보여줘야 할지 망설여 졌다.

하지만 그가 집을 치우게 있기에 어차피 저 난장판인 집안꼴을 볼순 없을것 같았다.

우선 친정에 전화할 맘을 먹고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전활했다. 우린 자매형제뿐이다.

울먹이는 내 목소리에 언니는 너 싸웠니? 왜 또 싸우구 그래~ 라며 되려 짜증을 낸다.

" 언니 그냥 싸운게 아니라 나 일방적으로 맞았어..개패듯 맞았다구... 형부있으면 형부랑 같이 와줘~"

형부가 없단다..언니는 왜 자꾸 싸우니.. 진짜 넌 왜그러냐며 나를 혼내킨다.

사태파악을 못한건가?

전화를 끊었다. 다시 큰언니에게로 전활했다.

아까와 같은 말을 하고 빨리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형부가 술을 먹어서 못온단다...울면서 " 언니 나 여기서 못나가..빨리와줘... 나 숨어있단말야....."

그제서야 기다리란다..온다고...........

그렇게 30여분만에 언니랑 형부가 오고 나는 언니의 전활받고 집에 들어갔다.

그사람은 집안을 말끔히 치워놓은채 그냥 여느 신혼부부가 싸움한듯한 모습으로 있었다.

형부와 언니가 그사람을 좋은말로 타이른다..

그리고 내가 있는 방으로 와서 나를 타이른다..

" 너 내말 곱깝게 듣지말구...솔직히 너두 만만치 않은 성격이잖어..
너두 엄마랑 싸울때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그러잖니..
그니까 너두 성격고쳐...이게 뭐니 맨날 싸우고..
그리고 둘이 싸우면 둘이서 해결해.. 등등등................................"

그랬다..

나는 맞았지만 내가 맞은건 내 몸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내가 어떤존재였는지.......느껴졌다.

다른이들같으면 친동생이 그렇게 맞았다면 가만두지않겠다고 난리를 치며 뛰어올텐데

나에겐 그런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다들 내성격때문에 싸운줄 안다..아니, 둘이 똑같아서 싸운단다.

그럼 맞아도 된다는 말과 같은건지.....

혼란스럽다...

이사람에게 화가나는게 아니라.....내가족....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화가난다..

얼마나 식구들에게 못했으면.......얼마나 신임을 잃었으면 이럴까......

엄마가 그런다....

둘이 헤어질거면 모를까 둘을 놓고 어떻게 그사람만 혼을 내냐고......

그랬다가 더 일이 커지면 어떻하냐고.......

우리 친정식구들은 그런걸까........

너를 우리가 겪어봐서 아는데 너같은 애라면 저절로 손이 올라갈것 같다..이런건지.....

나라는 애.........

딸만 많은집의 막내다..언니들과 나이차이도 꽤난다.

어릴때부터 욕심도 많아서 언니들 보다 하나를 더 가져야 하는 성격이였고,

다혈질에 내물건은 절대 못만지게 하는 고약한 성격이었다..

그래서 언니들은 나를 좋아할래야 좋아할수없는 미운 존재로 여겼을것이다.

커서도 언니들과 한명한명씩 의견충돌도 있었고,

엄마와는 사춘기때 시도때도 없이 싸웠다.

내친구가 어떻게 엄마랑 넌 싸우니 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나역시도 식구들 안에서 미운오리새끼란걸 알았기에 내맘과는 틀리게 더 삐닥하게 나간적도 종종 있었다.

그러면서 가족행사가 생기는지도 나만 몰랐고,

가족모임에도 나만 빠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넌 막내니까 어리다....철이없다......넌 원래 그런애다....이런말들.........

내가 잘할려고 해도 그런 이미지는 고쳐지지 않았고 나역시도 그러려니 넘어가게 되었다.

사람이 열번잘하다 한번 못해도 낙인되는것처럼,

열번 못하다 한번 잘해보려해도 잘할수가 없는것 같다.

내가 결혼하면서.....조금은 달라진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였다......

너 그렇게 살줄 알았다는 말..........

언니 걘 왜그런데..........걔가 원래 좀 그렇잖아..........

이런말들이 내귀에 들려온다.......

이런 못난 나도 자식이라고 그나마 걱정해주는 우리 엄마.........

이모든건 내가 엄마에게 못난 막내로 자란 업보같다.........

평생 앞으로도 두고두고 생각날 일이다.

그날 남편에게 맞았는데 내 가족들이 그랬었지........라고......

남편이 때린건 중요하지 않고 가족들의 그 말들만 생각나겠지......

나는 이젠 더이상 맞아도 할말이 없게 되버렸다.

맞는게 더 당연할 지도.......

복잡한 눈물이 흐른다.



p.s 여기에 고해성사하듯이 글 남겼어요..
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착하게 살면 될런지.....
남편에게 맞은일을 계기로 자숙하며 살아야 할지...
하지만 늘어가는 남편의 폭력은 어찌해야할지..

정말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