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그런다.
결혼 첫 몇해는 시어머니의 아리까리한 태도에 늘 햇갈렸다.
분명히 내 앞에서는 너무나도 인자하고 고마운 말만 하시고 세상이치 다 깨달은 도인처럼 아들 며느리에게 바라는거 하나도 없다는 듯 말씀하시곤 한다.
아무튼 시어머니와 얘기하고 나면 그 순간은 너무나 기분이 좋은데 돌아서면 이상하게 찜찜하다.
그게 모두 내 탓이려니..내가 못되서 그러려니 했다.
근데 몇해가 지나 시어머니가 주변 친지들한테 하는걸 보고 나만의 오해가 아님을 알았었다.
앞에서는 정말 간도 빼줄듯 칭찬을 한다. 없는 얘기 지어서 기분좋게 할 필요까지도 없는거 같은데 울 어머니는 지어서 칭찬하곤한다.
그리고 돌아가고 나면 혀를 차며 흉을 보는거다.
그런 어머니를 자주 볼때마다 참 웃기는 양반이네 ,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말던지..하던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나한테도 그런다.
남편앞에서 칭찬을 많이 한다.
가령 반찬을 내가 하지도 않았고 당신이 첨부터 끝까지 다했으면서도 남편한테 그러는거다.
에미가 다 했단다,고생 많이 했어...라고.
첨엔 "제가 뭘요.어머니 .호호호"하고 지나쳤지만 ..
이제는 매번 이런식이니 기분이 이상하고 찜찜하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많이 다름을 시누이가 간간히 던지는 지나가는 얘기로 알수있었다.
분명히 어떤날 어머니는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하시고 전혀 나도 낌새도 채지 못했는데 어머니는 그날 울고 불고 난리셨다 한다.
여러번 그런일을 겪은후 이제는 어머니의 앞모습을 믿지 않는다.
그런데....
나도 그런건 아닌지...
나도 친구들한테 싫은소리 잘 못한다.
왜냐하면 직선적으로 내 느낌 그대로를 얘기했다가 그 친구와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지지는 않을까,혹은 그애가 기분 나쁘지 않을까해서 나도 좋지않은 소의 바른말을 잘못하겠다는 거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처럼 가식적인 말을 하는거다.
친구가 산옷 나는 별론데 예쁘다라고 하던가..
이웃 아줌마 이제는 그만 갔으면 하는데 가라는 소린 못하겠고 가고나면 혼자 투덜대고..
어젠 어느순간 어머니와 같은모습이 아닌가 싶어 놀랬다.
아 너무 싫었다.
정말 이게 이중성격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