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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잘 지어놓으니 값이 똥값되버렸네요.


BY 촌아줌마 2002-11-13

며칠 감자를 캤습니다.
하우스 안에도 심었지만 밖에도 심어놔서,
우선 밖에건 어니까 캤는데, 생각보다 감자가 잘 됐어요.
근데 요즘 뉴스에서, 감자튀김에 발암물질이 나왔다나, 뭐라나...
암튼 감자 소비가 줄어드는 바람에 계속 감자값이 하락입니다.
시골살이가 이렇게 이중삼중으로 힘이 듭니다.
농사가 잘 안되면 수입이 없어 고민,
또 잘 지어놓으면 값이 하락해서 고민,
이번엔 감자가 귀할때라 비싸게 팔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발암물질인지 뭔지가 또 사람을 곤궁으로 몰아넣네요.
우선 하우스 안에 있는건 얼지 않으니까 더 있다 캐려고 하긴 하지만..
당분간은 감자값이 하락할것 같아서 속상해요.
하루종일 애기 할머니한테 떼어놓고 일했더니,
오늘은 종일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네요.
우리애가 14개월인데 아직도 모유를 먹이거든요.
결정적으로는 분유먹일 돈이 없어서죠.
그런데 오늘은 할머니를 보고도 가지를 않고 나한테 달라붙어서 우니까
할머니가 또 난리시네요.
제가 시켜서 아기가 할미한테도 안 온다구요.
정말 억지소리 하는데는 선수라니까요.
그래도 그런소리는 양반이죠.^^
안 떨어지려는거 억지로 떼어내고,
이번 바람에 다 떨어진 은행들을 마저 주워서 시엄니 드리고 왔어요.
먼저번에 주운 은행은 다 팔고, 이번에 마저 주운건
시엄니가 시누이랑 여기저기 준다고 하네요.
일은 내가 하고 생색은 시엄니가 다 내죠.
곶감도 내가 거의 다 깎고 달아놓았는데 그것도 다른 다섯자식들
다 나눠주고 큰집 손주들 군부대까지 보낸다고 하네요.
담달에는 시엄니 생신인데 또 걱정이에요.
이번에는 새로 결혼한 둘째시숙네 차롄데 여기 내려와서 한다고 해요.
저희는 6남매가 돌아가면서 하거든요.
작년에 시숙이 총각이라 저희가 먼저 치뤘거든요.
그때도 삼일동안을 혼자서 지지고 볶고 다 했건만...
시골생일상은 또 이웃사람들까지 다 초대하잖아요.
이번에도 울 둘째동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나더러 해달라고 하네요.
울 시엄니 벌써부터 날 쇄뇌시키느라고 정신 없답니다.
막내아들은 대학까지 가르치고도 고졸며느리 얻었는데,
둘째아들은 농고나와서도 대학원까지 나온데다 학교 선생인 며느리 얻었으니,
완전히 그 며느리는 업고 다니죠.
아무래도 올해도 또 생일상 차리는 일은 제 차지가 될 것 같네요.
물론 돈이야 둘째형님네가 내겠지만 항상 궂은일은 저나
울 신랑이 다 하고 시엄니한테 욕은 바가지로 얻어먹는답니다.
울 신랑 오늘도 내년에 또 감자 심자며 씨감자를 두자고 하네요.
그 말인즉, 도시로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 아니겠어요?
대꾸도 안했습니다.
내가 다리가 주저앉을것 같다고 아프다고 할때는 조금 반응을 보이는것 같다가도
또 이렇게 농사일만 생각하는거 보면 아무래도 나가기는 힘들것 같아요.
그래도 하는데까지는 할거에요.
이번에 탈출하지 못하면 못할것 같아요.
암튼 하우스안에 감자만 다 캐고나면 이제 내년봄까지는 일 없으니까
함 밀어붙여봐야죠.
지금은 하루하루 저 멀리 보이는 탈출을 꿈꾸며
힘들거나 고단해도 꾹꾹 눌러참는 중입니다.
근데 어떻게 해야 울 신랑 마음을 완전히 돌릴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