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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닫으며


BY 하루 2002-11-22

제 나이 35세 이제는 되돌아 볼 일이 더 많은 나이입니다.
작년에 남편의 핸드폰에 뜬 여자의 메세지를 보고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많은 방황을 했구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끝났지만 사실은 어떤지 모르지요.
남편에 대한 신뢰도 이제는 없구요
전 원래 가정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람입니다.
결벽도 심했구요. 남편이 신뢰를 찾고자 애쓰는 것이 보이지만
믿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나의 삶을 찾기 시작했어요.
살림만 알뜰하게 하던 내가 운동도 하고
밖에 나가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그러니 조금씩 마음이 풀리더군요.
저에게는 다행한 일이었을수도 있나요?

그런데 최근에 우연한 자리에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전혀 이상한 자리가 아닙니다)
그 사람도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저와 많이 통했나봅니다.
이 나이에도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어요.
첫사랑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 사람과 여러 가지를 나누었어요.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음악, 취미 등등...
물론 그 뒤로 만나지는 않고 메일만 주고 받았지요.
하루하루 그의 메일을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좋아하는 글을 보내 줄 때면 마음이 설레이고
행여나 글이 없을 때면 마음이 변했나 마음 조리고..

일 년전 저의 일이 떠올라 순간순간 괴로웠어요.
그 사람의 부인에게 너무 미안해요.
그 사람도 가족에게 무척 미안해 했구요.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많이 끌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주위에서 몇몇이 알아버렸어요.
참으로 창피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에요.
그나 저나 몸둘바를 모르고 있어요.
내가 이런 일을 하다니 말이에요.

그래서 이제 그만 두려는 생각을 합니다.
잠시나마 저에게 생의 기쁨을 준 그 사람이 넘 고맙고
많이 보고 싶겠지만 저에게는 가정이 더 소중하거든요.

이 시린 가을에 너무나 따뜻한 바람이 불어 행복했습니다.
그의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구요.
또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나도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따뜻한 가슴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몰두할 일을 찾으면 괜찮을 듯 싶습니다.
잠시라도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 준 그 사람을
너무도 좋아하지만 마음에 간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에요.

넘 욕하지 마세요.
이 글은 그에게로 향한 내 마음을 닫는 글이랍니다.
용기를 주시면 힘이 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