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56

우정의 유지비용 천만원


BY 통 작은 아줌마 2002-11-23

남편 친구가 남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사업을 하던 친구인데, 얼마전 결국 파산 선고를
하고 말았죠.
그 사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번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때 당시 빌려줄 때도 늘 불안했구요)

아예 파산에 이른 지금, 천만원을 빌려 달라는군요.
이거 갚을 수 없으리란 걸 남편이나 저나 짐작하고
있는데, 우리 남편 빌려주랍니다.
얼마전 회사 정리하면서 이 친구 집이 넘어가게
생겨서 남편에게 5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거절했었죠.
이번에도 또 거절하면 우정에 금이 갈거라고, 남편은
절친한 이 친구에게 그냥 천만원 준다고 생각하겠답니다.

휴우....
우리집에 돈이 많으면 그깟(?) 천만원 아니라 일억도
빌려줄 수 있겠죠. 문제는, 우리집도 12월에 새로 이사할
전세집 전세 자금이 모자라서 대출 받을 상황이란거죠.
어이가 없습니다.
남자들 우정의 유지비가 이렇게 비싼줄은 몰랐네요.
남편의 '사람 좋은'이란 수식어가 징글 징글합니다.
오늘은 종일 남편 얼굴을 떠올리면
"니 앞가림이나 잘해라' 이 말만 맴돕니다.

다른 친구들은 애초에 못 도와준다고 모질게 딱 잘라
말했는데, 남편만 저렇게 맘 약해서 질질 끌려다니는게
속상해 죽을거 같습니다.
사람이란게 그런가 봅니다.
전세값 오르는거 때문에 모아놓은 여유자금 있는걸
한두번 빌려썼으면 고맙다 생각하고 그만 힘들게 했으면
좋겠는데....
오죽 하면 또 부탁할까 싶다가도
우선 내 가랑이 찢어질 처지를 생각하니 답답해서
잠이 안옵니다.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