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25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BY jo 2002-11-23

결혼 4년이 되는 주부입니다. 큰애는 4살 둘째는 이제 2살이죠. 짧은 4년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쌓여서 오늘같은 일이 일어났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오늘은 시아버지 60회 생신날. 간만에 이쁘게 차려입고 가려고 두녀석들 밥먹여놓고 머리감고 로션을 막 바르려는데 둘째의 으례있는 울음소리.. 또 오빠한테 맞았나.. 그냥 둘까.. 가볼까.. 하다가 에이.. 하면서 가보니 이마에서 피가 줄줄.. 맙소사.. 2cm는 될 것 같은데.. 급히 대일밴드 붙이고 병원에 전화해보니 꿰매야 한다니.. 머리는 축축 얼굴은 당기고 옷은 또 뭘입나..
황망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전화하니 ".. 야~~ (음.. 애 좀 잘보지란 말이 나오겠지) 오늘 아버지 생신인데 너 왜 그러냐~?" 세상에.. 그냥 한마디 하고 끊었다. 당신 인간도 아냐라고.

그래도 그냥 나을 거 괜히 꿰매서 애 고생 나 고생하나 싶어 단골 소아과로 갔다. 급한 마음에 신호등을 건너려는데 길턱에 유모차가 확 걸리면서 애기가 앞으로 꽈당.. 하필이면 진창에.. 안전벨트는 하필이면 안 채웠네.. 악, 얼굴은 진창에 피에.. 사람들이 다 달려오고.. 슈퍼서 물티슈받아서 대충 닦고 그대로 들고 뛰어가니 역시 외과로 가라고 한다.
오신다던 시어머니 올 생각을 안하고 주사바늘로 이리저리 상처 속을 헤집어 마취하고.. 애는 죽어라 울고.. 다섯바늘을 꿰맸다.그러고 처방전받으려는데 시어머니 오셔서 길 헤맸다고 엄청 툴툴..

나 지금 정신없어.. 나 맛가기 직전이야.. 건들지 말아줘요 하는 심정뿐인데 '너네는 어째 시아버지 생신만 되면 이러니?'
내가 애를 이랬냐구.. 난들 이러고 싶냐구.. 정말 살기 싫다. 에라 오늘 그냥 막가자.. 어머니 얘 아빠가 뭐라는 줄 아세요?.. 하면서 막 남편욕을 해대고 시어머니는 남편 두둔하느라 정신없고..
곧 어머니의 공세, 첫해도 너 애낳느라 못오고 둘째해도 늬들 그 일 있어 못오고 - 그 일이란 남편이 어머니랑 전화로 싸우곤 그대로 집을 뛰쳐나가서 우리 가족 모두 참석안했었단 얘기 - 올해도 이러고.. 대체 무슨 일이 이렇게 나는지 모르겠다. ..애가 다섯바늘꿰맸다구요.근데 그런 말이 나와요?.. 그러게 말예요. 저희도 오늘 애들 맡겨놓고 간만에 데이트나 좀 하면서 즐기려고 했는데 말예요... 흥.. 나도 안타깝단 말이에요..
그러자 곧 어머니의 공격, 얘, 오늘 나 그냥 갈랜다. 그냥 애 둘 다 집에 놔둬라. 어머, 그럼 은준이가 푹 못 쉴 텐데요. 게다가 저두 오늘 걔 - 어머니가 죽고 못사는 첫손자- 가만 놔둘 것 같지 않아서 좀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앗, 금쪽같은 내 손주를?? 승준아~ 니가 안 밀었지? 걔 혼자 떨어진 거지? 아녜요, 얘가 미끄럼틀 위에 있었고 밑에 은준이가 있었으니까 100% 이녀석이 민 거에요.. 확실한 증거가 없잖니~
곧 며느리 딴지 걸기.. 얘, 옷은 한 번 입고 빨라고 했잖니. 옷이 왜 이리 하나도 없어? 아유 더러워.. ...
큰애 데려가는 시어머니 배웅하며 마무리 인사.. 아유 오늘 예쁘게 하고 가려고 했는데.. 글쎄 말이다. 60회 생신인데. 시아버지 생신을 하지 말든지 해야지.. 말씀 좀 잘 전해 주세요. 제가 아버님껜 전화드릴께요. 오늘 어머니가 제일 고생하셨네요. 죄송해요. (어머니도 알죠? 누가 젤 고생했는지?) ...

이러고 시어머니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나 오늘 사고 여러번 쳤다.. 이제.. 일을 잘 쳐놨는데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나? 정말 남편도 시부모도 정말 싫다. 미끄럼틀도 싫고 애기들도 다 싫다.. 내가 왜 이런 걸로 골머리를 썩혀야 할까..

아줌마닷컴 여러분 저 정말 속상한 하루였거든요. 근데 이대로는 시부모님들과 영 껄끄러울 것 같아서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참고로, 우리 시어머닌 변덕이 좀 있으시고 약한 자에게 좀 강한 분이에요. 비위 맞추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전 눈치보고 그런 타입이 아니라.. 한숨만 나네요. 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