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한지 5년 꽉 채운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결혼해서는 시댁에 들어가 살다가 시할머님의 엽기적인 행동때문에 우여곡절끝에 분가를 했는데 나름대로 여유가 있으신 시부모님(두분다 장사를 하시거든요)도 저희가 분가를 한다니까 그 있던 돈들이 다 어딜 갔는지 하나도 없다며 딱 잘라 말씀하시더군요.
저요? 정말 이러다 사람이 미치는구나...싶을 정도로 단한번의 외출도 없이 시댁에서 치매걸리신 시할머님 모셔가며 42평되는 아파트 맨날 쓸고 닦고 국도 하루저녁에 3개는 기본으로 끓여대며 바보같이 살았습니다.
하루는 시할머님이 사놓으신 무우가 베란다에 그대로 있자 시어머님께서 들어오셔서 보고는 짜증이 나셨는지..'늙은 년이나 젊은 년이나 하루종일 밥만 쳐먹고 뭐하고 있길래 청소도 안하고 있냐?'며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서 방에 있던 저는 눈물만 뚝뚝 흘리며 나가 봐야 할 지 그냥 있어야 할지 어찌 하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그렇게 잠든 남편 얼굴 보면서 울고만 있었습니다.(저 그때 임신 6개월에 입덧은 피토하며 하고 있을 때였지요)
그래도 착한여자컴플랙스가 발동해서(제가 남편을 따라다녀서 결혼 했거든요) 그런 말들 일체를 남편에게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다 내가 잘하면 되지..싶어서요..
결국은 돈 2천만원 대주시며 분가 허락을 하셨는데...결혼해서 차를 사는 바람에 모인 돈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래저래 500 더해서 14평 아파트에서 첫아이를 길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첫아이가 임신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세상에.. 잠을 안자는 거예요. 거의 하루종일 서서 아이만 안고 있어도 울었으니까요.
남편은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자기자신조차 수습을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또 남편을 따로 재우며 남편 마음 편하게만 하려고...
하여튼 제가 지금 생각만 해도 열불나게 잘했는데...(남편도 인정 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씀씀이가 커서 도대체 돈이 안모이는거예요.
님들은 알뜰하고 현명해서 뒷주머니까지 차고 계신데...
그렇다고 남편이 카드를 몇백씩 긁는다거나 증권으로 돈을 홀랑 날린다거나 그런 류가 아니라...왜 있잖아요...설득을 하면서..'나 있잖아...친구를 몇 달만에 만났는데..이번에 20만원정도 썼어...'
아주 드문일이면 '아..그래..그럴 수도 있지 뭐..'하겠는데..
너무 자주니까 문제이고 또 차를 결혼해서 지금까지 3번 바꾸고 시댁에는 무슨 돈이 왜 그리 많이 들어가는지...
분가해서 사니까 같이 생활할때보다야 백번 천번 낫지만(남편은 저 생각해줘서 그랬다고...자기같은 남편 세상에 없다 합니다) 시댁에 한달에 3~4번꼴로 갑니다.
갈때마다 3~4만원은 들구요. 도련님 용돈도 한달에 한번 10만원씩 드리구요. 아버님 생신, 어머님 생신, 어버이날마다 저희요...평균 30만원정도씩 선물 드립니다. 또 아버님 환갑때는 200만원 들여서 여행 보내드렸지요.
선물도 돈이 어느정도 이하면 먼지 쌓이게 그냥 놔두십니다.
세세하게 저희 내역을 다 말씀 못드리지만 이래저래 돈이 모이지 않아 미치겠습니다.
그러더니 남편 왈 제가 막써서 그렇답니다.
제가 막쓰냐구요? 결혼해서 이제까지 산 옷이 3벌정도...되나?
화장품은 샘플하나 얻는데 혈안이 되구요. 신발도 결혼해서 지금까지 2켤레 샀다면 말다 했지요.
어쩌면 세상에 그렇게 이기적인지...처가집 가는 건 휘발류값,톨게이트비,휴게소에서 우동 한그릇 먹는 것까지 경비에 포함 시키면서 시댁 가서 돈 쓰는 건 시부모님 용돈 드리는 것만 쳐서 처갓집 한 번 갔다 오는데 20만원 들어가고 시댁은 한번 갔다 오는데 10만원도 안된다고 우깁니다.
시댁은 한달에 3번가고 처갓집은 일년에 3번가는데요??
치사하지만 다 말해볼까요?
가계부까지 빼앗았다가 생활비 타쓰는 제 꼴이 하도 기가 막혀 얼마전에 다시 빼앗긴 했지만...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으려구요.
아마 이렇게 살다간 제 명에 못죽을 꺼 같아서요.
맨날 걱정이 마음에 돌처럼 쌓여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그래도 저번주에 시댁갔더니 시어머님 그러십니다.
'남편이 돈을 잘버니 그거 하나로도 만족해라..난 쟤처럼 애들 잘봐주는 애 못봤다'
애들은...아빠 품에만 안기면 웁니다. 남이 보면 무슨 외간남자랑 바람난 아줌만줄 알 정도로 아빠를 안따릅니다.
대체 남편은 시댁가면 그동안 안도와주던 일까지 왜 도와주는 척 할까요?
아....내 여기를 빌어 말하지만 다시는 그렇게 바보처럼 살지 않을겁니다.
악착같이 돈모으고, 시댁에도 바보처럼 식모처럼 일만 뼈빠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고 대출 청산한 후엔 뒷주머니 하나 차야지요...
비자금모으는 모임이라도 하나 만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