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97

우리는 평행선


BY 끝없는 전쟁 2002-11-26

남편한테 실망할만큼 실망하고...
시집 식구들 재섭고...
사는거 팍팍하고...
주말에 자존심 상하는 소리 듣고....
그러면서도 끝내 미안하단 소리 한번 안하는 넘...

아침에 밥먹으면서 뜬금없이 그런다.
우리 돈 모으면 땅사서 나중에 거기다 집짓고 살자.
'말은 좋네.. 개새끼... 백수로 몇달째 놀고 있으면서도 집안일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는 주제에... 잘났다.. 내가 한달에 80만원씩 받아 어느 세월에 땅사고... 집짓겠냐... 저거 속은 언제 차릴려나..'
속으로만 얘기하고 암말 안하고.. 밥만 퍼먹고 있다가...

소리내서 말했다..
"혹시나 돈 생기면 어디에 땅살건데?"
"전라도."

나는 또 속으로 얘기한다.
'병신 육갑떨고 있네.. 내가 니네집 식구들 좋으라고 애 고모에 시부모에 니 동생네까지 살고 있는 그 땅에서 사냐....'

소리내서 말한다.
"싫어."

남편이 말한다.
"그럼 당신 혼자 살아."
나는 대답한다.
"알았어"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담배 한대 피우면서 생각한다.

어쩌다가 5년 연애끝에 한 결혼이 3년만에 서로에게 상처주는 결과로 나오게 된걸까...

그때 그랬었다면...
내게 조금만 따뜻했다면...
너무 뻔뻔하지만 않았다면...
그런 가정들 다 필요없겠지...

나는 시모도 넘 뻔뻔하다 생각한다.
남편도 뻔뻔하다.
내게 상처준 것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내게 지네집 식구들한테 잘하라고 강요할 수 있는 저 배짱...
저 뻔뻔함...

내편이 하나도 없는 그런 적지에 내가 미쳤다고 내발로 뛰어들어가냐.

자신을 믿지 못하게 만들어놓고도... 내가 지네 집에 잘하지 않는다고 삐지는 저 옹졸함... 저 용기...
내가 니네집구석 들어가기 싫어, 차로 10분거리인 친정이 같은 도시
에 있어도 안내려가는데...

애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철딱서니 없고, 왜 그렇게 푼수같고, 왜 그렇게 저만 아는지...

빨리 내가 자리를 잡아야 이혼을 할 수 있을텐데...

당장 먹고 사느라고 앞날을 준비하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