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화다.
내가 발신자 표시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모르는 시누이는 꼭 남편이 당직서는 날만 전화를 한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받았는데, 이제는 번호만 보고 받지 않는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엄청나게 많은 시누이다.
어떻게든 내가 자기 동생이랑 헤어졌으면 한다.
남편은 결혼전에는 혼자사는 시어머니께 생활비를 50만원 드렸단다.
그러다가 나와 결혼하고나서는 그냥 쪼달리지 않을 정도의 금액인 월 30만원을 드린다.
시누이는 그게 불만이다.
자기 동생이 결혼하고 확 변했다는 거다.
그렇지만 막내면서도 시어머니 병원비는 전부 우리 차지였다.
작년 가을에도 300만원 썼다.
각종기념일에 챙긴 돈이랑, 여행보내드린 돈, 집 수리 한다고 가져간
돈까지 합치니 작년에 시어머니가 쓴 돈이 1000만원이 된다.
그래도 시누이는 나한테 말했다.
[너만 아니었으면 우리 엄마가 저렇게 고생하겠냐?]
결혼한지 3년이건만(작년에) 아직도 남편에게 말한다.
[너, 이혼 안 할래? 돈 잘버는 여자 들어오면 엄마가 좋잖아?]
재산이라고는 가지고 있는 시골집밖에 없다.
시가로 2천만원이란다.
그마저도 시숙앞으로 명의가 넘어가있는 집에 돈 잘 버는 여자가
어떻게 들어올건지.
남편은 아직도 하위직 공무원이다.
올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시어머니의 지출인데 어떻게 더 드릴 수 있다고 시누는 저러는지?
한번은 남편이 시누에게 말했다.
[누나는 없어도 되지만, 얘(나를 그렇게 부른다)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
그 말듣던 시누의 표정.
완전히 뜨아였다.
그리고 이튿날이 남편의 당직일.
여지없이 전화가 왔다.
[걔(남편을 지칭)는 너랑 죽어도 헤어질 수 없다니까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니가 좀 죽어주면 좋겠다.그래야 걔가 새장가를 갈 것
아니냐?]
처음에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런데 재차 말했다.
[니가 좀 죽어줄래. 너도 지난 3년간(작년에 한 말) 호강하며
살았잖아. 너밖에 없다는 남자한테 그만큼 사랑받았으면 됐지
뭘 또 바라냐? 니만 죽어주면 우리 엄마가 얼마나 좋겠니?]
내가 왜 이런 말을 듣고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말을 6개월동안 한달에 세번을 꼬박 얘기했다.
결국 화가 나서 죽어주기로 했다.
남편의 당직날.
그동안 사모은 수면제 150알을 앞에 놓고 시누에게 전화를 했다.
[죽어줄테니 잘 살아봐요. 귀신이 있다면 내가 귀신이 될 테니까]
남편에게 아주 짧은 글을 썼다.
[당신 누나 정신병원에 좀 데리고 가라고. 집안에 분란 일으키기 싫어서 죽어줄테니 새장가 가서 어머니 생활비 펑펑 드리고 잘 살라고]
그런데 목숨이 얼마나 길던지 나는 이튿날 아침에 남편이 집에 올때까지도 죽지 못했다.
병원에 가서 위세척 하느라고 더 힘들었을 뿐.
그때부터 남편은 누나랑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시어머니 생활비는 20만원으로 인하되었다.
명절이 되도 돈만 부치고 가지 않았다.
시어머니를 뵙지 않은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시누이랑 한동네에 살다보니, 남편은 일부러
가지 않는다.
그 긴 여름휴가때도 가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병원 가신다면 명세표의 3분의 1만 부쳐 드린다.
전에는 병원비를 전부 책임졌는데, 이제는 그렇게만 하겠단다.
시누이, 펄펄 뛰고 난리이다.
두어달 전화 없더니 몇달전부터 또 시작이다.
죽어달라는 말은 않는데 악담은 여전하다.
발신자 추적 서비스 덕에 이제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것도 모르고
줄기차게 전화를 한다.
정말이지 시누가 아니라, 웬수다.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질기게 날 괴롭힌 사람은 없었다.
아니, 날 괴롭힌 사람 하나 없었는데 된통 걸려버린 꼴이다.
이런, 시누- 정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남편은 안보고 살면 된단다.
전화 통화도 필요없고, 무조건 시어머니 돌아가시는 날이
자기집 형제들과 인연 끊는 날이니 참으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피하는 것이 능사인지, 남편은 내세우지 말고 내가 한번 싸우는게
나을지?
님들은 이런 시누이 있다면 어떻게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