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며칠전에 이사했다.
가장 친한친구인데(20년지기) 그동안 사는게 힘들었다.
지금도 많이 좋아졌다고 할순없지만.
신랑의 돈벌이가 시원찮아 친구가 거의 살림을 도맡아 이끌어왔다.
몸도 아픈데 건물주도 월세를 더 올려달라하니 친구가 학원을 그만 하게 되었다.
그 학원에서 살림까지 했는데 내가 그곳에 가보고 나서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다.
친구신랑이 그렇게 미울수가 없었다.
학원한구석에 방을 꾸미고 살았는데 장농도 없고 침대도 없고 정말 잠만 자는 곳이었다.
여름이면 습기올라와 축축하고 겨울이면 우풍이 세서 춥다고 했었다.그곳에 있기가 싫어서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다고 했다.
우리집에 와서도 가기싫어 늦게 가곤했다.
며칠전 이젠 살림만 한다며(신랑이 조금씩 살림할정도로 돈을 주는가 보다) 이사를 했는데 가진돈이 워낙적어서 작은시누가 대출을 해주어서 이사갔다.(작은 시누는 일본에 거주)
많이 좋아했다.
장농도 사고 침대도 사고 서랍장도 산다며.(친정언니들과 친정부모님이 사주셨다)
압력밥솥을 얼마전에 사고싶어해서 밥솥을 사라고 돈을 봉투에 넣어 가져갔다.
가보니 내맘이 그렇게 좋을수 없었다.
제대로 제위치찾아 그럭저럭 정돈이 돼있었다.
내가 더 위치잡아주고 둘이 낑낑대며 이리저리 옮겼다.
그래도 둘이 얼마나 좋아 히히거렸는지....
친구가 속상한 맘을 털어놨다.
큰시누가 왔는데 장농,침대,서랍장을 보더니 물어서 친정언니들이 사준거라 했더니 몇째언니하고 오빠는 빠졌네(안해줬다고)하더란다.
그 시누 친구가 학원을 두번 오픈하고 이사 몇번 다녔어도 여태 휴지조각하나 안 사왔단다.
그러면 말이나 하지 말던지.
시어머니도 친구가 전기밥솥이 커서 압력밥솥하나 산다고 하니까 친구의 전기밥솥을 가져가시고선 쓰시던 압력밥솥을 가져오셨단다.
근데 이 시누는 압력밥솥을 보더니 "저거(압력밥솥) 엄마가 전에 쓰시던거 커서 무겁다고 작은걸로 새로 산거데.(아쉽다는 듯이)"하더란다.(시어머니와 시누가 같이 산다)
시누한테는 동생이 이사하는거고 시어머니한테는 아들이 이사하는건데 압력밥솥하나 사줘도 되지않나?
친구 시댁식구들보면 참 정이 없다.
이사하는데(이사시마다) 아무도 들여다보는 사람도 없고 혼자서 청소하고 병이 다 낫다.
참 좋은 친군데.
주는거 아까워하지않고 마음도 넓어 헤아릴줄도 알고.
주는것도 모르고 제대로 받을줄도 모르는 시댁식구들한테 마음고생 그만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결혼할때 예물도 전세얻을돈도 못받았다.
그래서 신혼여행도 거의 안간거나 마찬가지다.
혼자 어렵게 살림꾸리면서도 어쩌다 여유돈 생기면 그냥드리고 싶어서 시어머니 용돈도 드리던 친군데.
지금처럼 갈때마다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다.
하나하나 장만하면서 좋아서 전화도 하고 그저 경제적으로 고생좀 그만하고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