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아니 그제라고 해야겠네요
저 결혼10주년이었어요.
퇴근후 커다란 꽃다발과 반지 두개를 사왔더군요.
커플링으로 남편것과 제것을 두개사와서 하나씩 끼어 주었지요.
그리고 우리 네식구 외식으로 결혼10주년을 기념했어요.
회사일이 바빠 쉴수가 없어서 이렇게밖에 해주지 못해 미안하단말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하더군요.
맘 잡고 정말 가정만을 위할것처럼 남편이 행동하는걸 보면
다시 돌아온것같은데 제 마음은 왜 이리 모래처럼 서걱서걱거릴까요?
문득 문득 남편에 대한 차가운 냉랭한 마음이 생기고 ..
네달전 남편이 속썩이기전 동네 친한 엄마들과 비슷한 결혼10주년을
어떻게 보낼까 웃으며 얘기할때 전 야한 속옷을 챙겨 아이들을
부모님에게 맡기도 하루라도 여행가서 둘만 지내고 싶다고 했었지요.
그리고 그 아침에 카페에서 커피를 연인처럼 마시고 싶다고..
남들 눈에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없이 차마셔본적이
기억나지않아서...
그랬는데 그렇게 행복한 기념일이 될거라고 했는데
남들처럼 해외여행은 안가도..
정작 그날이 되자 상처받고 괴로운 기억으로 기념하기도 싫은
결혼기념일이 됐네요.
정말 마음이 아파요.
남편은 정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제자리에 원래 있었던듯
착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돌아왔는데 전 다시 전처럼 애틋하게
따뜻하게 사랑하는 감정이 많이 사라졌네요.
남편출근시키고 설겆이할때마다 남편과 그여자애가 했었던 거짓말과
나에게 했었던 행동들이 매일매일 단편영화를 보듯 한가지씩
생각나서 분하고 괴롭고 미칠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