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경품으로 백만원 짜리 상품권이 되었어요.
참 잘된 일이지요.
하지만, 득보다 실이 더 많네요.
아무에게도 말 안하고, 우리끼리 맘껏 써보자했지요.
저번에도 경품이 당첨되었는데, 그땐 말레이지아 여행권이었어요.
남들이 경품 당첨도 잘 된다고 운이 좋다고 하지요.
하지만, 정작 저희는 써보지도 못하지요.
저희는 아기가 6개월이라 갈 수가 없어서 시어머니 보내드렸죠.
그런 일도 있고 해서, 이번엔 우리끼리 써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경품이 당첨되었는데, 별로 기쁜지를 모르겠다고...
이유는 가족들에게 자랑이라도 좀 하고 축하도 받고 그래야 기쁠 것 같다고...
전...말하면 당연히 어머니가 달라고 하실거라며 반대를 했지만...
이번엔 우리가 쓴다고 말하면 어머니가 그러시겠냐며, 시누들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평소엔 전화도 없던 시엄니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너희집이랑 우리집이랑 김치냉장고나 하나씩 사자고...
"전 김치냉장고 필요없는데요?"
아뭏든...
김치냉장고 사시라고 상품권 3장 드렸죠.
처음에 30만원이면 산다고 하셨거든요.
하지만, 김치냉장고 제일 싼게 70만원이고...백화점에서 사야하니...
30만원은 상품권...40만원은 시누들에게 20만원씩 거출하셨더군요.
저희는 총 7장의 상품권을 보내드렸고, 40만원은 현금으로 받았지요.
그중...22만원은 제세공과금으로 내고, 10만원은 시누에게 회로 한턱 쏘고, 친정어머니께 상품권 두장 드리고...
이제...상품권 한장 남았네요.
친정어머니가 다시 두장을 주셔서 3장으로 압력밥솥 사려구요.
문제는...
그것 때문에 남편과 싸웠어요.
내가 조금 아깝다는 표현을 했더니, 화를 내더군요.
상품권 3장 남은 것 중에 친정엄마께 드리자고 신랑이 그랬죠.
친정엄마께 말했더니, 그냥 너 필요한거 보태서 사라.
나 줘버리면 한장 남은걸로 뭐할래...
그리고, 그냥 그걸로 압력밥솥 사겠다고 했죠.
신랑...부탁이 있다더군요.
장모에게 두장 주자고...
그러면 자기맘이 편해지나? 자기맘 편해지려고, 장모에게 주려고 생각도 안 했던 걸 주겠다고 하니...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됐다고. 안드려도 되니까, 그냥 우리가 쓰자고...
그런 말로 시작되서,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죠.
평소에 저희 시어머니 잔정도 없고, 전화 한통도 없으십니다.
지방에 사시는데, 손자 잘 크냐고 전화도 없고, 제가 전화드리면, 아기바꾸라고 하시고는 아기에게만 뭐라고 말하고 끊으시고, 정스런 말한마디없으십니다.
서울엔 아는 사람도 없고, 시댁 친정 다 지방이라 맘붙일 곳도 없는데, 제가 시어머니께 전화해서 아기크는 얘기나 뭐 말좀 하려하면 "알았다."고 끊으십니다. 그래서 저도 전화하기가 좀 그래서, 전화도 자주 안하죠.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 끝도 없으니...
결혼해서 지금까지, 저희에게 돈도 많이 가져가셨고,
용돈도 전 생각해서 달달히 10만원씩 드렸더니, 그거 모자란다고 더 생각해서 보내라 하시고...참...정이 좀 떨어져 있는데다.
이런 일까지 있다보니, 제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오겠습니까?
서울에서 고생하고 사는데, 한푼 보태주는 것없이, 고생해서 돈 좀 생기면 손 벌리시고, 저희 형편에 월 용돈도 15만원씩...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저한테 인정베푸시는건 하나도 없으시면서, 왜 그렇게 뻔뻔하신지...
그런 속내를 좀 털어놨더니, 질겁을 하며, 저에게...
네가 사랑받는 성격이 못되지않냐고 신랑이 얘기합디다.
참 기가찹니다.
남편이라면, 절 좀 다독여줘야하는거 아닙니까?
자기도 시어머니께 서운하면서, 제가 서운하다고 말하면 기분이 나쁘다는군요.
제가 나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