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이틀 후에 남편이 이런 식으로는 피곤해서 못 살겠다고 화해하자더군요.
대충...그냥 피곤해서 화해했죠.
그리고, 오늘 아침 어머니께서 전화하셨죠.
김장담그느라 병났다고 하시더군요.
그전의 이야기를 좀 하자면,
3일 전에 어머니께 전화했죠.
시누들이 20만원씩 김장담가달라며, 보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럼, 저희도 좀 담가주세요.했죠.
너희는 안 담가줄라고 했는디?
왜요? 저희도 담가주셔야죠. 김치냉장고도 사드렸는데, 이제부턴 김치는 꼭 담가주셔야해요.
서로 농담식으로 말을 주고 받았죠.
원래 농담을 하고 그러는 고부지간은 아니지만, 그리고, 전 시어머니께 말을 함부로 하는 성격도 아니구요. 그렇지만, 그날은 어머니가 먼저 김치 안 담가주신다고 농담을 하시니까, 제 딴엔 그동안 맘속에 불만도 좀 털어내고, 김치 얻어먹고, 좋게 맘다스리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허심탄회하게 말했던 것이죠.
아뭏든...
새벽에 그 전화-시엄니 김장담그고, 병나셨다는-받고, 잠결에 남편에게 전화내용 얘기하고, 다시 잤죠.
오후에, 얘길하다가...시어머니 편찮으신 얘기하다가...
제가 말했죠.
시누들은 왜 김치를 담궈달라고 해가지곤, 어머니 아프시게...
김치 담가달라는 말도 못하겠다...
남편은...내막을 모르면 가만있으라고, 절 나쁜 며느리로 몰아붙이더군요. 김장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내려가서 도와드리지는 못할 망정 전화라도 해야하지않느냐.
전 김장담그신지 몰랐다고 했죠.
모르는게 말이되느냐...
네가 손님이냐. 좀 살갑게 굴면 안되느냐.
하며, 잔소리를 해대더군요.
평소...제 남편은 그냥 좋은게 좋은 사람입니다.
제가 뭘 그리 잘못했는지, 제게 시엄씨처럼 굴더군요.
조금 있다가.
마루에 누워있는 신랑보고,
시엄씨! 방에 가서 자쇼...했더니.
내가 왜 시엄씨냐? 하더군요.
내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하는것같다고 했죠. 시어머니도 안 모시고 사는데, 남편에게 시집살이 당하고 산다고...
중간 생략하고...
저더러 친정에 좀 내려갔다 오겠냐고 하더군요.
전 왜 나보고 내려갔다 오라고 하냐고, 나 보기싫으면, 신랑보고 나가라고 했죠.
나더러 애기데리고, 5시간 이상걸리는 친정까지 가라고 하니, 갈 일도 갑갑하고, 왜 내가 움직이냐는 생각이 들어...
가끔씩 회사 근처 친구 자취방에서 외박도 하고 하니, 거기서 지내라고 했죠.
그랬다니, 쿵쿵거리며, 핸드폰밧데리며, 짐을 챙기더군요.
참내...자기가 불편하지, 제가 불편합니까?
다음 주가 또 불편한 한 주가 될거같아서, 아기 재우고, 화해하려고 방에 가봤더니, 혼자서 코골고, 이갈고 자고 있군요.
참 좋겠네, 이런 상황에서도 잠도 잘 오고...
요즘은 남편에게 정도 떨어진 것 같고, 남편도 제게 오만정 다떨어진듯합니다.
좋은 일에 결말이 왜 이럽니까?
제가 욕심이 많은거겠죠.
그런데, 정말 좋은 맘이 안 듭니다.
시엄니도 싫고, 신랑도 싫고, 마음 속에 분노만 차오르네요.
한편으로는 내가 잘하면 되는데...시엄니께도 한번 잘해드리고, 남편에게도 잘해보자. 그러면, 뭔가 달라지는게있겠지...하다가도...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드네요.
요즘 왜 이런지...
꾸짖는 말이라도 좋고, 위로의 말도 고맙고, 뭔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말씀 해주세요.
제가 반성할건 반성하고, 주장할 건 주장해야겠는데, 뭐가 옳은건지 모르겠어요. 감정이 많이 상해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