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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쁜 며느리인가봐요..


BY 며느리 2002-12-02

전 외며느리에요.
세상에 이런시어머니 없다 싶을정도로
참 자상하시고, 좋으신 시어머님을 만났어요.
물론, 시아버지도 자상하시고, 하나있는 손아래올케도 참 좋은사람이고요..

전 참 시댁복이 있다 생각하는 며느리입니다.

그런데..요즘 어머님이 무료하신지(평소에는 무지 바쁘신분인데..요즘..몸도 않좋고, 또 몸이 않좋으시니, 혼자계시기가 뭐하셨느지..아버님은 지방에계시고, 어머님 혼자사시거든요)
저희집엘 자주 오시네요..
예전에는 오셔도 절대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는데
요즘은 오시면 한삼일씩 계시다 가셔요..
그런데...
그렇게도 좋아하는 시어머니인데도
막상 며칠을 계시니까,
왜 귀찮다는 생각이 들죠?
끼니때마다, 반찬 신경쓰이고,
어머님은 있는데로 먹자고, 찬밥있으면 그거 먹어치우자고,
저에게 부담 안주시려고 하시는데도
어디 그렇나요?
평소 우리끼리 있을때보다는 반찬하나라도 더 올려야 하잖아요.
국이라도 끓여야 하고....

전 시댁에 가면, 기껏 설걷이만 하고 오거든요.
어머님이 밥다해주시고, 아침에 자고 있으면 밥먹으라고 깨우세요.
그럼 일어나서 밥먹고 설걷이 하고,
볼일있으면 나갔다오고(어머님께 애들맡겨놓고)
애들 어머님께 떼오놓고 ,모처럼 편하게 사우나도 하고..

누구는 시댁가면 정말 하루종일 궁뎅이 붙일사이도 없이
일하다가 온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시댁에 가면, 밀린 낮잠자고, 미뤘던 볼일보고,
그동안 못했던 염색이나 파마하고...
이러고 오거든요...

그런데...고작 어머님 며칠계시는데
끼니몇끼 해드리고 나서..은근히 부아가 솟구치는것 있죠..
한편으론, 어머님이 그동안 베풀어주신것 곱씹으며
넌 참 못된년이야 하고 잘해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은데도
왜 이리 팥쥐심보가 생기는지...

정말 못된며느리인가봐요..
어제도 오셨다가, 좀전에 가셨네요.
아침에 그래도 어머님계시다고 우거지 지지고 반찬한가지 더올리면서..
괜히 귀찮다는 생각하고......

어머님 막상 모시고 살게되면,
계속 이런마음이 들까요?
그렇다면...제가 마음이 불편해서 같이 사는것 싫어질것 같은데...

누가 저좀 야단쳐주세요..
못된며느리.....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