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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슬프네요


BY 잃어버린 내 자신 2002-12-02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왜 이렇게 답답하고 자꾸만 뭐라고 소리라도 치고 싶은지 알수가 없다. 어려서부터 아파서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린 큰딸. 아프기에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을까. 아픈것은 결코 내탓이 아닌데.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아프다는것에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젠 장성해서 결혼해서 아이낳고 살고 동생들도 다 자기짝을 찾아 결혼을 했는데 왜 부모님은 나를 외면하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다들 그러더라. 너희가 잘살아야. 부모님도 있는거라고. 맨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조금씩 알아간다
아빠가 오셨다. 손녀 과자를 잔뜩 나에게 쥐어준 채 아빠는 그냥 아무 말씀 없이 유유히 사라지셨다. 뒤에서 바라보는 나는 아빠의 힘든
얼굴이 눈에 들어 왔다. 아직도 잔병 치레 잤다고 야단이시는 부모님들. 왜 너희는 그렇게 어렵게 사냐고. 동생들은 늦게 결혼 했어도 우리처럼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왜 그렇게 눈물이 나오려는지. 그리고 뭐가 그렇게 서러운 것인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터놓고 엄마에게 난 엄마에 이런점이 싫다고. 외치고 싶은데
나는 오늘도 그냥 이 아픈 마음을 나혼자 삯이고 있다. 엄마는 이런 내 마음 알고 있을까. 엄마와 나는 성격이 너무 반대다. 외출을 좋아하시는 엄마,그리고 나는 집에 있는것을 좋아한다. 엄마는 외향적인
성격인 반면에 나는 내성적이다. 겉으로 아픔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지금 엄마에게 전화를 왔다. 여느때처럼 엄마는 활발하시다. 그런데 나는 왜 슬픈 것일까. 나의 아픔도 슬픔도 모두 나의 탓은 아닐까. 동생들처럼 좀더 할말을 다 하고 산다면 이렇게 슬프지는 않을까. 그래서 지금 나는 신나는곡을 틀었다. 더이상 슬퍼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