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시모가 김장을 한다고 했다
나 아프다면서 안갔다 사실은 김장같이 하기싫어서 거짓말 했다
시모 나 아프다는 말에 "목소리는 괜찮은거 같은데 웬만하면 와라
나도 어제 오늘 병원도 못가고 이러고 있다 와라"라면서 끊었다
나 그래도 안갔다
울시모 2주전에 교통사고 나서 종아리 4바늘 머리 7바늘 꼬맸다
아마 혼자 죽어라 김장하고 있을꺼다
또 얼마전 지방에 사는 시누 4달만에 친정에 왔다
이사한 우리집 보고싶다고 오겠다고 했는데 친구들 와 있으니 오지말라고 했다 그 다음날 연락도 없이 1층출입구(수위가 있는게 아니고 1층 현관에 보안문이 있슴) 문에서 인터폰이 울려 보니 시누였다 없는척 문 안열어 줬다 근데 출입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한참만에 현관문앞에서 또 다시 초인종이 울렸는데 밖에 까지 애들 소리 들릴까봐 중문도 닫아버리고 없는척 문 안열어 줬다
그 시누 한참 서 있다가 갔다. 그날 엄청 추운 날 이였다
막내 도령 회사에서 일 늦게 끝났다고 우리집에서 저녁 먹고 간다고 들렸다 나 곰국 끊여 놓은거 숨겨놓고 라면 끓여서 쉰김치랑 줬다
먹고 있을때 피곤하다고 그냥 방에 들어와서 잤다
나 이렇게 못된 며늘 못된 올케 못된 형수다
나 이제 이렇게 살련다
울 시모 지금까지 여김없이 김장 50포기씩 한다
나 작년 둘째가져서 8개월이였다 큰애가 19개월 이였고...
새벽부터 전화해서 김장하러 오랬다 나 아무소리 못하고 주섬주섬 애 옷입히고 시집으로 갔다
시모 부엌에서 무우 다듬고 나는 마당에서 배추 씻었다
배는 남산만 하지 춥지 배추는 50포기나 되지... 혼자 다 다듬어 씻었다 시모는 허리가 안좋다고 식탁에 앉아서 다듬는 거만 하고 내가 다 했다 점심때쯤 지나자 옆집아줌마가 도와준다고 왔다
그 아줌마 내가 안쓰러웠는지 시모한테 8개월인데 뭣하러 불렀냐고 며늘이 힘들어 보인다고 하니 울 시모 "쟤 살찐것좀 봐요 너무 애 가졌다고 편하게 있어서 그래요 일을 해야지 애가 잘 나오지"라고 하는거다 그 아줌마 나를 대변해주듯이 "그래도 이렇게 힘든걸 시키면 돼나요 무겁고 힘든건 하는게 아닌데 ....라고 했다 울 시모 모르는척 했다. 동서네 한테 까지 갔다줘야 하니 50포기나 하고... 그렇게 김장해서 직장다닌다고 토요일 일요일은 쉬어야 한다는 동서한테 갔다주곤 했다
울 시누 지방에 시집갔는데 한번씩 올라 올때마다 나 불러서는 일장 연설을 하고 간다 자기네 엄마 고생많이 했으니 잘해주라고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고 (모르긴 몰라도 그집안이 장수하는 집안이라 90은 거뜬히 넘길건데..)자기는 자기 엄마 속상하게 하면 돌아버려서 시누고 올케고 없고 가만히 안있을꺼라고..... 그러곤 자주전화해서
지엄마한테 이거 해드려라 저거 해드려라 한다
막내 도령 직장 다니기전에 나한테 그리고 남편한테 용돈 무지하게 뜯어갔다 여자친구 만나 카드좀 썼는데 엄마가 알면 자기 죽는다고 무릎꿇고 도와달라고 해서 막아주고 경품오락실에서 날밤새고 새벽에 우리집으로 와서는 다깨워 놓고 자기 어제 여기서 잤다고 얘기해달라고 하고 남편한테는 친구들 하고 노느라 밤샜다고 거짓말하고
그 착해 보인는 얼굴로 우리한테 얼마나 등꼴을 빼먹었나 모른다
이젠 안하고 싶다 이젠 착한 며늘 딱지는 개나 줄란다
난 못된 며늘이고 못되게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