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가끔 폭력엄마들의 글이 보입니다.
그럴때마다 전 저의 어린시절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리더군요.
그 후유증에 대해 조금 적어볼께요.
어릴적 저희집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생활고는 사람의 성격도 변화시키지요.
아주 어릴때 느낀거랍니다.
저희엄마는 어디가서 참 좋으신 성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아빠는 일류대 나오셔서 대기업 다니셨구요.
하지만 아빠는 개천에서 난 용으로 형제들과 부모님을 다 건사하여야 했습니다.
아빠도 돈없어서 굶으면서 한 공부였지만 용이 되고보니 아빠의 가족들은 해준것 없이 다 무언가를 바라더군요.
덕분에 어릴적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빚에 허덕였습니다.
그 빚으로 동생들 시집장가 다 보내구요.
엄마와 아빠는 빚때문에 싸움도 잦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그 스트레스의 일부가 다 저와 저희 형제에게 투사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준비물요?
거의 준비 못해갔어요.
탬버린이 없어서 1년간 음악시간을 혼자 외로이 보냈고, 휴지 가져오랄때도 엄마한테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고서 집에 쓰던것 가져갔습니다.
대부분 이런식이에요.
친구들과도 돈 백원이 없어 같이 못어울리는...
그러니 선생님께도 이쁘게 보일리 없겠죠?
초등학교때 저는 선생님이 전혀 이뻐하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많이 혼났죠.
엄마는 2-3일에 한번정도 때렸습니다.
한번 때릴때 아주 무서웠어요.
어릴때 장난을 치거나 어리럽혀서 혼난거지만 어린시절 정리잘하고 장난 안치는 아이 어디있나요?
결국 생활고에서 나온 스트레스지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집안 청소를 시켰고 3학년때부터 본인 빨래와 설겆이를 시켰어요.
물론 독립심을 키워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기상조였다고 봅니다.
제 친구들은 이런 일 안했으니깐요.
친구들은 저를 이상하게 봤습니다.
친구랑 놀고싶어도 설겆이 당번이어서 집에 온적도 많았거든요.
어떤 명목이로든지 2-3일에 한번씩 거르지 않고 맞았어요.
그래서 오히려 2-3일에 되었는데 맞지 않으면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했구요.
맞고나면 2-3일은 안전할것 같아서 안도의 숨을 쉬었답니다.
엄청나게 무서웠어요.
엄마가 주로 때리셨어요.
응석요?
저 그런거 모르고 살았어요.
엄마한테 초등학교때부터 존대말 사용합니다.
지금도 가끔은 계모가 아닐까 생각이 들구요.
텔레비젼에서 엄마의 사랑이 나오는 장면이 저에겐 충격이자 이해못할 부분이었어요.
전 고아원에 가고 싶었거든요.
엄마가 없는 곳으로요.
집에오면 엄마가 있는지부터 확인했어요.
엄마가 없으면 너무 마음이 편했어요.
늘 남의 자식은 잘한다, 이쁘다 하면서 우리들한테는 무서운 얼굴로 때리고 혼냈죠.
복수를 꿈꿨어요.
내가 크면 그대로 복수하겠노라고...
저 어떻게 자랐냐구요?
저 공부는 잘했어요.
한때 엄마에게 복수한다고 공부 안하다가
"힘이 있어야 용서도 할 수 있다"
라는 유명한 말이 와닿아서 공부했죠.
명문대 나와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인기피증이 있어요.
누가 뭐라고 할까 항상 주눅들어 있답니다.
제의견 제대로 말을 못해요.
혼날까봐...
저, 능력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많이 모인 장소에 가면 제 자신이 작아집니다.
어릴적부터 혼나는 데에만 익숙했었거든요.
뭐라고 반항하면 죽음이었어요.
소심하고 제것 잘 못챙기고 부당한 대우받아도 꼼짝 못해요.
초등시절 엄마의 영향으로 왕따도 당해봤어요.
엄마가 준비물도 안 챙겨주고 친구들 집에부르면 친구들 앞에서 저 혼났고 간식도 안 챙겨주고 친구들과 어울릴 돈도 없었고 옷도 없어서 일주일씩 똑같은 옷을 입는 지저분한 아이였으니 당연하겠죠?
엄마와의 사랑을 못받아서인지 대인관계를 잘 꾸려나가지 못하고
'저 사람이 이러다가 날 떠나면 어쩌지?'
라는 상실감에 떨기도 해요.
누가 조금만이라도 잘해주면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 사람이 천사처럼 보이고 무조건 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런사람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도 해요.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상실했어요.
저에게만 잘해주면 감동먹어요.
후유증이요?
엄청납니다.
지금 엄마는 본인이 언제 그랬냐고 하십니다.
저에게는 가슴을 칠 노릇이지요.
하지만 제가 전문직이 아니라 백수였거나 한다면 저희엄마에게 대우 못받았을것 같아요.
부모자식 사이에도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저요?
가끔가다가 가슴에서 무언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낀답니다.
확 뒤엎고 싶어요.
왜 이렇게 키웠는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바보같이 굴때는 제가 속상합니다.
어렸을대의 엄마의 사랑이 중요하지요.
엄마의 매가 사랑의 매여야지 공포의 대상이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그것을 가장 절실하게 느낍니다.
가끔 죽고싶기도 하거든요.
아마도 평생을 따라다닐 후유증이라 생각합니다.
비슷하게 학대받은 울 형제들...
조금씩 대인관계에 문제점이 있어서 스스로 스트레스 받고 삽니다.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