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82

비참했던 생일


BY 우울해 2002-12-16


새로이사와서 4개월만에 시부모 오셨네.
진작오시던가, 늦게 오시던가..
왜 내생일을 택하나..

만삭의 몸을 이끌고, 3일전부터 대청소에
장을 봐왔네.
긴장되어, 잠도 못이루고, 모든 일 제쳐두고
음식준비에 들어갔네.

애기는 뭉치고 허리는 아팠네. 어깨는 걸리고,
가슴은 두근두근.
드디어 시부모 왔네.
그때부터.. 나는 없네.
오직 모든 신경 시부모한테 가있네.

오자마자 떡한보따리 내놓고, 이것저것 정신없네.
장거리로 오셔서 밥부터 찾는데, 그때는 4시였다네.
밥이 안돼 떡과 빵 과일로 요기해드렸네.

다음날이 내 생일인데, 그날 시댁형님이 온다네.
만삭의 나..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네.
시댁식구 다오는게 처음은 아니였지만,
만삭은 그냥 넘어갈줄 알았었네.

저녁은 나가서 먹자니 시아버지 쌍심지키고 찬물붓네
그모습 치사해서 설득하기도 싫어
나혼자 묵묵히 상차렸네.

시부모 따로 잔다기에 이불 새로 빤거 따로 놔드렸네.
애가진어멈은 운동을 해야한다며
고층까지 계단타고 다니라하네.
방걸레질도 자주하라네..
방걸레질 남편이 하나? 다 내가 하지..
음식장만에 이런저런 준비에 녹초가 ?榮?나 대신
남편이 시모누울자리 조금 닦아주니.
나보고 닦으라고 눈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네

저녁먹고 사과내놓았더니,
포크로 집은 사과를 흔들어대며, 나를 쳐다보고는
아침은 금, 점심은 은, 저녁은 동이라고 말하네.

다음날 내생일 5시부터 일어나네.
난 잠 제대루 못잤네.
7시부터 아침 장만 했네.
시어머니가 조금 사온 미역과 친정아버지가 사온 미역섞어
끓이는데, 시엄니 자기가 사온 미역이
더맛있다고 계속 그러네..

이것저것 내놓아 뻐지근하게 상차리고,
그 미역국.. 아무도 내게 생일 축하한단 말없이
자기들부터 막 퍼먹네. 남편놈 까지..

그 설겆이 내혼자 다하고,
차랑 과일을 내놨네.
그러다 큰집에서 왔네.
애들한테 또 떡하고 과일내놓고 우유내놓았네.
그리고 쉴새없이 점심 밥 차렸네.

그??는 정신이없어 피곤한줄도 몰랐네.
책잡힐까봐 겁만 났다네.
그때까지도 내게 아무도 축하한단말 없었네.

점심다먹고, 다들 돌아갈 채비를 했네.
시부모 내게 하는 마지막말..
"너 밥차리느라 수고했다. 잘 먹고 간다.."
내가 기다린 생일 축하한마디 이런거였나.

모두 가고나니, 집안이 개판이네.
남편은 청소기 돌리고 나는 닦았네
욕실청소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니 삭신이 쑤셔오네.

남편과나가 케?洋毬?달랑 샀네.
집에와 촛불껐지만 기분은 그때뿐이라네.
남편은 오락만하고,
나는 또 저녁준비를 했네.
저녁먹고, 치우고 나니 밤 10시 반이네..

이제부터 정말 나의 생일을 홀가분하게 보낼참인데
1시간반밖에 안남았네.
슬슬 울화가 치미는게, 억울하여
친구에게 전화하여 수다를 떨었네.
친구가 위로를 해준다만, 달라질 건 없었네..

화장실에 갔더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네.
몸도 힘들고 마음은 지치고, 시어머니 내게 뾰족히 던진말만
생각나네..

그러고보니, 남편한테 선물하나 받지도 못했네.
억울했네..
유치할수도 있겠지만.. 정말 서러웠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네..
친정부모만 생각났다네..

남편은 그때까지 오락만 했다네.
뒤늦게 알아보고 자기가 있는데 왜 우냐고물어보네.

어제는 가고 오늘이 왔네.
그러나 어제의 기분 사라지질 않네.
뱃속의 아기한테 미안하네.
내가 우울해서.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우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