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정에 들렀다가 감자탕이 먹고 싶어 남동생 학교 앞으로 아이아빠랑 나갔다.남편은 처남 이근처에 있으면 불러내서 같이 저녁하자 해서 남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혼자 나올 줄 알았는데 동생은 예쁘장한 여자 친구를 데려 왔다.
동생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냥 사귀고 말 여친으로만 보이질 않고 장차 올케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괜히 내가 다 떨리고 어려웠다.
밥먹는 데도 내내 나혼자 긴장하고 불편해서 뼈다귀도 제대로 못뜯고.....
결혼 7년차,나도 시집살이라면 이가 바득바득 갈리게 해왔기 때문에 내가 그녀에게 시누이가 된다는 사실이 나를 긴장시킨 모양이다.
지방대 영문과를 졸업을 앞둔 동생은 내동생이지만 별로 내세울 게 없다.
투병생활하시는 아버지와 별로 성격 만만치 않은 어머니.그리고 누나가 넷이나 되는 데다 집안 형편도 그리 좋지 않은데 그런 동생을 좋다고 따라다녀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설사 그녀가 훗날 내동생의 이런 형편을 이유삼아 떠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시집살이라는 게 어떤건지 알기 때문에,그런 마음도 먹어지나보다.
가진것도 없고 학벌도 없고 직업도 없던 그를 만나 그의 집으로 인사를 갔을 때부터 지금껏 그의 식구들은 언제나 나를 그보다 못한 며느리 취급이었지 결코 단 한번도 우리 아들 만나서 네가 고생이다 라는 소리 빈말이라도 하신 적 없다.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
아무리 내가 좋아서 한 결혼이고 내가 자처한 고생길이더라도 옆에서 너 잘한다, 너가 복덩이다 ..그러면 신이 나고 고마운 법이다.
근데 자기 자식만 잘났다, 그러면 못난 남편이라고 생각 안하다가도
참 별것도 없는 인간 뭐 잘난 게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마련이다.
그러다가 남편도 은연중 한번이라도 더 무시하게 되고 남 앞에서 웃기는 시댁이라고 한번 더 얕잡게 된다.
그 이치를 시댁 어른들은 왜 모를까?
자기 자식만 추켜세우지 말고 우리 며느리가 예쁘다고 빈말이라도 칭찬 들어가면 그 며느리 얼마나 신나고 더 잘하고 싶을까 말이다.
그래서 난 내가 시누이가 되고 올케를 맞이하게되면 정말 잘해주고 싶었다.
근데 막상 어제 장차 올케될 그녀를 만나고 보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조금더 수더분했으면,조금더 밝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고 저애가 우리집에 들어와서 남편 오래오래 사랑하면서 집안 우애있게 잘해나갈수 있을까 하는 영낙없는 시누이 같은 생각이 드는 거다.
여기 아컴에 올라오는 글들중에 나오는 속으로 앙칼진생각으로,시집식구들 무시하고 남편 무시하고 하는 그런 올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갑자기 식은 땀이 날 정도였다.
물론 그런 글 올리게 되기까지 시댁에서 겪은 고초가 있을 것이며 시집가자 마자 그렇게 시댁에 막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댁에 간을 빼내 줄 정도로 잘했을 것이고 그래도 인정 받지 못하고 더 요구받고 더 상처입고 하면서 조폭며느리가 되어갔을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그런 경우 말고 처음부터 시집이란 건 며느리 잡는곳으로만 알고 경계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여자들도 있을것같다.
제 도리도 못하면서 시댁 흠만 잡는 여자도 있을것이다.
우습게도 시누이 입장에 서보니 여기서 속상하다고 속 털어 놓는 아짐들이 다른 각도로 보이기 시작한다.장차 내올케로 보인다.
정말 나도 올케에게 쌍욕 듣지않는 시누이가 되어야 할텐데 잘해낼 수 있을까 싶다.
그냥 어수선한 마음을 토로 했는데 오해하시지 말고 읽어주셨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