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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보다 동병상련의 조언이 필요..


BY 눈물만 나와 2002-12-17

남편에게 여자가 있었다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던 일이 내게 일어나고..
그 충격에 몇달을 앓았었다.
맞벌이에 아이까지 있어서
정말 힘이 들던 날들..
남편이 도와주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시절에
남편 원망도 많이 했었지만
그래도 딴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서로 힘들지만 믿고 사는게 부부라 생각했었나보다.
나만..

너무 우연하게
그 일을 알고, 그 여자를 만나고..
1년이 넘게...

당연히 이런 일이 생기면 이혼할 거라는 평소의 생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혼...
우습게도 그런 일에 나의 15년의 결혼생활이 무너지기에는
너무 아깝고 슬프고..
아이도 있고..
그래서 못했다. 아직도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정말 나도 이해 안가지만..

남편은 백배 사죄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서
밤마다 술도 마셔보고..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거다.
남편을 이제는 사랑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고
아이 아빠로 인정도 안하는데
끊임없이 의심한다.
이게 바로 의부증 그런건가?

처음 일을 당하고는
그여자랑은 어디를 갔었을까
그 많은 통화는 어떤 대화였을까
그여자랑 뭘 먹고, 어디서 어떻게 놀았을까
그여자랑 만날때 나는 어떤 존재로 여겨졌을까?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리를 어지럽히고 몸을 아프게 만들어
회사도 못가고
죽은 듯이 끙끙 앓았었다.


그런데 몇달이 지난 지금은
사는 일에 바빠 각자 자기일 충실히 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남편의 통장을 보고, 카드영수증을 보고,
핸드폰을 열어보고
출장을 가면 정말 출장일까 끊임없이 의심한다.
점심은 누구와 먹었을까
저녁때 조금만 늦어도 그 사이에 그여자를 만났을까

무엇보다
요즘은
메신저가 있어서 그것을 확인할 수 없는게
미치겠다.

잘못했다고 빌던 남편도 이제는
내가 하는 짓이 지겹다고 한다.
근데
나야말로 미치겠다.
회사일이 바빠 죽겠는데 그런 일들이 나를 괴롭힌다.
이러다가 내가 이혼당할 것 같다.


또 죽고 싶은 일 하나..
평소에 부부관계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몸이 너무 힘들기도 했고
맞벌이 부부로 도움이 거의 없던 남편에 대한
원망도 있고 했으므로..
그런데
요즘은 끊임없이 그 생각이 든다.
남편이든 아니든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그렇게 죽도록 미운 남편인데
이 일이 있은 후 거의 매일 밤
우린 잠자리를 같이 한다.
그리고 뒤돌아 눕는다.

내가 미쳐가는 것 같다.
한번도 남편 말고는 자본 적 없는데
사랑 없이 관계를 갖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남편을 의심하느라..
나의 미쳐가는 성욕을 다스리느라
난 지쳐있다.

남편의 배신에도 그는 멀쩡하고
나만 서서히 죽어가는 것 같다.


정신병원을 가야하나?

정신과 의사보다 더 풍부한 경험으로 치료해줄
누구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