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바람이 날까봐도 아니야.
돈을 못 벌게 될까봐도 아니야.
바람이 나면 한번은 용서하고
돈을 못 벌어오면 내가 팔 걷어 붙이지 뭐.
정말로 내가 두려운 것은.....
언젠가는 내가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되어
당신을 버리게 되는 일이야....
연말이라 오늘도 나는 이것저것 할일이 많았어.
아침부터 화장하고 당신 옷 다리고
애 깨워 밥 먹이느라 정신 없는 사람 쫓아다니며
쓸데없는 소리로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고
또, 그런 얘기할 때는 당신 인상 왜 그렇게 드러운지.
정말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아.
내가 맨날 신혼처럼 싹싹거리고 애교만 떨길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고 자기착각이야.
왜냐면 원래 그런 성격이었던 날 이렇게 만든 건....바로 당신이잖아.
오늘은 큰 맘먹고 너에게 말했지.
나도 마흔 바라보는데 좀 곱게 이쁘게 늙어가고 싶다고.
나이 먹어도 남편에게 공손하고 상냥하고 그런 마누라 되고 싶다고
어디가서 '그 인간이 글쎄~..'하며 남편 흉이나 보는
그저그런 잔소리꾼 신경질아줌마는 되기 싫다고.
그런데 자기가 자꾸만 이러니 난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고.
나를 자꾸 벽으로 몰아부치지 말아달라고.
어쩌다 살다가 바람을 피면 한번은 용서하고 살 수 있는지 몰라도
성격차이로 노력하다하다 벼랑까지 가게되면 그때는 정말 선택은 한가지뿐인거라고.
부부가 성격이 안맞는 건 불편함이 아니라 겪어봐야 알만한 고통이라고.
이러다 내가 당신한테 이혼서류 건네면......당신 어쩔거냐고...
오늘 나는 할말 다 했다.
그리고 8년동안 끈질기게 노력했고.
제발이지 너도 나따라 낼모레 마흔인데 너그럽고 여유있는 중년을 꿈꾸길 바란다.
이혼남이 좋겠니, 아내에게 존경받는 남편이 좋겠니?
선택도 네가 하고 노력도 네가 하는 거다.
기회는 내가 주는 거고.
어쩌면...어쩌면.....
마지막 경고장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