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모임이 있을때면 늘 옷차림이 신경쓰이죠.
늘 빠듯하게 사니까 여유있게 차려 입어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러다 막내 동서네 집에서 하는 망년회때 5동서가 모인 자리에서 망신 아닌 망신을 당했지요. 그것도 아주 잘사는 막내 동서에게서요.
다들 너무 잘사는 시댁형제분들 틈에서 늘 열등감이 있었는데 모두들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데 제가 한 스카프를 지적하더라구요. 촌스럽게 옛날식으로 매고 왔다고 하면서 어디서 이런 스카프를 하고 다니냐고, 이게 뭐야 하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 사실 예전에 프랑스제인데 선물로 받은 거였거든요.
아무리 유행이 지났다고는 하나 막내가 세째인 내게 그렇게 안하무인인듯 행동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내 자신이 참으로 초라하더라구요. 저라고 멋을 모르겠습니까? 그저 있는 한도내에서 성실히 살다보니 옷도 남편먼저 자식먼저사는 그냥 평범한 주부라고 생각했는데 삶이 뭔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속이 좁은 건가 생각하고 애써 아무일 없는 것처럼 생각하려고 해도 이전의 동서태도까지 겹치면서 그렇게 가슴이 아프네요.
내속에 있는 피해의식이 모조리 동원되면서 오늘밤 잠이 오질 않아요.
워낙 기가 센 동서이긴 하지만 따금하게 충고해야 하는지, 아니면 워낙에 괄괄한 성격이니 성격탓이라 생각해야 하는지, 아니면 내게 무슨 불만이 있냐고 물어봐야 하는 건지 현명한 판단이 서질 않아요.
한두번도 아니고 번번히 당해야 되는건지.
그 동서 얼굴도 보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식구이기 때문에 부딪혀야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작아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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