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15

제 자신이 싫어요


BY 자괴감 2002-12-31

아컴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아컴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요. 바람피는 남자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힘들어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 1년차의 애기는 없는 행복한 신혼부부입니다.
남편에게 큰 불만 없구요, 오히려 정말 좋은 사람이다. 내가 다른건 몰라도 참 시집은 잘 왔구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냉전중입니다. 별것 아닌일로.... 그래서 더 심란하기도 하지만 제가 글을 쓴 이유는 남편과의 냉전때문은 아니구요..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팀장님이 계시는 데 정말 너무너무 좋으신 분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부하직원들 모두가 팀장님을 넘 좋아합니다.
일단 부하직원들에게 권위적이지 않구요..
똑똑하시며 (우리나라 최고대학졸업) 사고방식이 합리적이예요.
여직원들 모두 참 좋아해요...
물론 저도 좋아했구요... 근데 그 당시에는 정말로 상사로써만 좋아했어요... 정말 인품이 좋으시다,
인품에 매료되어서 정말 좋은 상사분이다.
그렇게만 생각했지요..

언젠가부터 제가 그 팀장님 책상에 가끔 간식거리도 챙겨드리고 아주 가끔은 꽃도 책상에 꽂아 드리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거든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는 '그래 , 그렇게 니가 먼저 꼬리를 쳤구나 '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맹세하건데 처음 의도는 추호도 아니예요..
너무 좋은신 분이라 사람 됨됨이에 매료되어 상사로써 좋아했거든요

언젠가 핸드폰에 문자메세지가 왔는데 팀장님이 " 간식, 꽃 너무 고맙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 는 내용의 문자메세지가 왔더라구요
참 기분이 좋았어요.

그 후 몇달 전 회사에서 술자리가 있었는데
팀장님이 저와 가깝게 앉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술에 취해 저희를 눈 여겨 보지는 않았서요
팀장님이랑 제가 둘이서 회사이야기를 하다가 팀장님이 제 손을 잡고 싶다고 하시며 손이 너무 예쁘고 부드러울것 같데요.
그 순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저도 웃는 얼굴로 손을 잡았어요.
팀장님은 간식이랑 꽃이 너무너무 고맙데요
그래서 저도 팀장팀을 너무 좋아한다구 했구요.
하여튼 그 때 팀장님이랑 저랑 잠시 예기를 나누었구...

이 글을 읽으시고 남편의 외도때문에 마음고생하시는 분들이 읽으신다면 제가 넘 나쁜 년으로 보일것 같네요.

조금 혼란스러워요...
내가 팀장님을 남자로써 좋아하는 것일까?
팀장님도 내가 여자로써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부하직원으로써 좋아하는 것일까?
하지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은 저도 잘 알고, 그 분도 분명히 알고 계실거여요.
그 일이 있은 후 자꾸 그분 생각이 머리를 맴도네요.
생각해보니 우리 신랑한테 .........
생각만으로도 죄를 짓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저는 정말 큰 죄를 지었네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싫어요.
결혼 한지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신랑도 넘 좋은 사람인데

저에게 많은 질책을 해주세요.. 제가 마을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격려의 말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