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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이중성?


BY 혼란 2002-12-31

난 결혼 13년차
직장인으로, 아이 둘 키워가며 바쁘게 살아가는 맏며늘이다.

시어머니는 남앞에서는 고매한 인품을 드러내듯이
우리며느리 직장다니랴, 살림하랴, 맏며늘 노릇하랴 애쓴다며
마음에 없는 며느리 칭송을 빈말처럼 가끔식 하신다.
하지만 난 그 말이 남에게 하는 접대용이란 걸 안다.
시어머니에게 있어서 맏며늘이란 존재는 자기의 여생을 맡기고
집안일을 책임져야하는 의무뿐인 존재이다.

지금은 분가했지만
결혼해서 10년간 시집살이 하는 동안 난 불치의 병을 얻었다.
그 시어머니의 이중성 때문에
시댁에서 난 완전히 왕따가 되어버렸고 또 미친년이 되어 버렸다.

아직은 젊고 문화여가활동을 즐기시면서도
며느리에게는 김치 한 번 담궈주시지 않는다.
전업주부인 딸들을 불러 김장해서 딸들에게만 주는 모양이다.
나와 동갑인 작은며늘은 어려서 모른다며 또 김장을 해 주신다.

간장, 고추장은 물론 김장도 난 직접 해야 한다.
김장은 했느냐고 묻지도 않으신다.
난 친정에서도 얻어먹을 수 없는 입장이란걸 시어머니도 아신다.

겨우, 지난 일요일 난 스무포기의 김장을 혼자서 했다.
이런 내 처지가 부끄러워서 친구도 부르지 못했다.
철없는 남편은 김장이 맛없다고
시어머니께 솜씨좀 배우라고 내 심장을 긁는다.

그런데 정작 시어머니는
남들에게 며느리 김장해주느라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는 모양이다.
정말 황당하지만 난 시어머니의 그 이중성을 알기에......

시어머니는 무서울 만큼 냉정하시고 냉철하신 분이다.
결혼생활 13년만에 내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시댁식구들에게 내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난 그런 시어머니가 너무나 무섭고 또한 두렵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삶 누구를 원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