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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의 소음들...그리고 인내.


BY 임신녀 2003-01-24

한달전에 경기도로 이사를 왔다.
좀 더 평수를 늘려왔기에 너무 행복했다.
서울살던 그 동네에선 그 평수를 이 값에 살수가 없어
그냥 좀 불편함을 감수하고 넓은 집에 살자고..

근데 행복도 잠시...
윗집의 자잘한..아니 가끔은 엄청난 소음으로 나는
정신적인 시달림을 받고있다.
윗집에 첨 가서 인사를 하니 엄마가 참 좋은 사람같았으나
아이들을 보니 개구쟁이 두 꼬마 남자애들이라 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그 예감이 그리도 적중할줄이야...
낮이나 아침에 혼자서 뭔가 조용한 시간을 좀 갖어볼려고
해도 윗집아이들이..마침 방학이라 아침부터 뛰어대기시작했다.

전에 살던 집은 윗집이 너무 죽은듯이 조용했었고
이런 경험이 첨이라 난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래두 막상 말을 하기란 어려워서 음식을 해서 올라갔다.
그냥 인사라두 한번 더하자싶어서...그랬더니 애엄마가
시끄러우면 인터폰 언제든 하세요..라고 웃으며 말하는거다.
난 그래두 맘 한편으로 안심을 하고 내려왔다.

낮시간의 뜀박질은 음악을 크게 튼다거나 외출을 간간히
하면서 견딜수가 있었으나 저녁시간..취침에 들려고 하고나서의
소음은 정말 사람을 정신병자처럼 몰고간다.
계속 천장만 바라보고 이건 무슨 소린가...저건 무슨 소린가...
아이들이 밤에 쿵쿵거리며 뛰길래 (남자애들이라 그런가
뛰는 소리가 어찌나 힘이 있는지)인터폰을 정말 용기내서
해봤다. 그러나 그 엄마는 막상 인터폰을 받으니 기분이
나쁜 모양이었다. 난 인터폰을 끊으면서 그래두 잘했다는 기분과
약간 후회돼는 기분이 교차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밤10시이후에는 좀 덜뛰고 해서 몇일간은
편했으나 이젠 다른 소음들이 자꾸 더 들린다.
뭔가 쿵하는 떨어지는 소리, 드르르륵하는 긁는 소리
떵하면서 찍는 소리, 폭이 넓은 어른의 발자국소리...
기타등등의 소음들이 오분간격으로 끊임없이 열두시까지
계속?쨈? 좀 늦게 남편이 들어오시나보다...좀 늦게들 자나보다..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그 출처가 궁금한 소음들이다.
참고로 우리집은 남편이 아랫집에 피해주는걸 넘 싫어해서
애도 발들고 걸어다니고 밤 아홉시부터 무조건 잠자리에 든다.
그러니 난 더 미치겠다. 우리가 좀 시끄러우면 윗집 소리도
덜 들릴텐데 우리집은 쥐죽은 듯 고요하니 윗집소리는
두배로 더 크게 들린다. 주로 안방생활을 하는지 마루보단
안방바로위에서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늦게 자는 집인건
확실하다. 그래두 내가 인터폰 한뒤론 아이들을 일찍 재우는지
애들 뛰는 소리가 안들리니 그 정도로 그 엄마도 할만큼 한거
같고 내가 더 얘기하는건 좀 실례인거같다..
저번 인터폰한뒤로 날 보고 은근히 인사도 피하는거같았다.
생각보다 기분이 상한거같아서 나도 미안스럽고 ...
자꾸 부딪히는 것두 싫구 그런걸루 감정상하게 하고싶진않다.
내가 임신으로 예민해져서인가싶기도 해서 그냥 적응해보려고
노력중이다...
주변에선 그런 소음은 몇달정도 지나면 귀가 적응해서 덜 들릴
거라구 위로를 해주고 웬만하면 직접 부딪히진 말으라고 한다.
그래서 난 몇일전에 시중에서 파는 귀마개를 구입했다.(3M)
혹 같은 고민있으신분이 계시면 적극 추천한다.
완전 차단은 아니지만 소음이 좀 둔하게 들린다.
삼일간은 잠을 너무 잘잤다.
앞으로도 이 귀마개 신세를 좀더 져야할것같다.
그래두 내가 윗집이랑 그런 문제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싸우지 않고 원만히 잘 해결돼기만을 기다린다.
낮에도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날 좀 힘들게는 하지만
그렇다구 하루종일 귀마개를 할순없고해서 낮엔 주로
일을 만들어 외출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래두 다행인건 우리 딸아이는 낮엔 엄마, 위에 너무 시끄러
라고 말만할뿐이지 밤엔 골아떨어져서 잘 자준다.
아...다음엔 무조건 꼭대기층으로 이사할거다.
이 집을 샀으니 일단은 이삼년정도는 살아야겠찌.

예전에 시댁에 놀러갔을때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올라오셔서
애가 뛴다고 조용히 해달라고 했을때 난 어쩌다 한번 오는 시댁인데
그 하루를 못참고 올라오는 그 아줌마를 흉봤었다.
물론 난 그 아줌마보다야 참을성이 더 있지만...
그래두 막상 닥쳐보니 예민한 아주머니들은 하루도 그 소음을
참기가 힘들수 있겠구나싶구...뭐든 자기가 그 상황이 돼어보지
않으면 뭐라 탓할수가 없다는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아파트 시공을 탓해야할지 윗집을 탓해야할지 나 자신을 탓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는 좀 조용했으면 하고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