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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생신에갔다가....


BY 피융 2003-01-29

집장만을 할때 시부모님이 해주신 전세에 저희돈보태고
모자라 돈 천만원을 시부모님을 통해서 대출을 받았지요
매달 30만원씩 시부모님께 부쳐드리면 대출금을 넣어주십니다.
돈없는 달은 한달씩 뒤로 미루면 되니까 다음달에 대출금
갚으면 된다고 하시길래 요번달에 시어머니생신에
친정엄마생신이 겹쳐 지출이 많아 요번달은 그렇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랬더니 생신날 제가 드린돈과 시누가드린
돈으로 대출금을 갚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시지말라고 말씀드렸더니 느이 돈도 없는데 그러마고
하시데요.걱정하지말라며.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고 불안한마음에(?)어찌할바를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그럴수는 없고 다음달에 보너스달이니 다음달 대출금
까지해서 60만원을 부쳐드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럼그래라. 시골노인네들이 무슨돈이 있겠니.'
그 일주일후 친정엄마 생신이었어요.
전화를 드려 엄마생신이니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리는데
목소리가 이상하시데요. 기분 찝찝하지만 그냥 친정으로
갔습니다.
친정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데도 기분이 계속 찝찝하길래
시모께 전화나 한통해야겠다 싶었죠. 마침 친정 아버지께서
사돈어른들 땡볕에 농사 지으시느라 고생하신다고 약을 한제
지어오셔서 그말씀도 드리겠다고 하시길래 겸사겸사.
시모: '여부세요'-착가라앉은 목소리.
나 : (순간 긴장) 어머니 저예요.
시모 : ------
나 : 여보세요? 어머니.
시모 : (착가라앉은목소리)그래.
나 : (심장이 벌렁벌렁 또왜그러실까) 어머니 목소리가
안좋으시네요. 어디 편찮으세요?
시모 :(소리를 꽥지르며) 나는 맨날 아픈사람이냐!!
나 :(왕긴장덜덜 떨리기시작) 아니 목소리가 안좋으셔서...
저 친정에 와,왔는데요.(너무 무서워서 말도 더듬대고)
전철타고 애들 데리고 와서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전화드렸어요.
시모 : 알았다 끊자. 뚝(전화 끊어버림)
너무 황당했다. 또 뭔가 잔뜩 화가 나신것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일이 없었다. 문제는 옆에서 전화받아 사돈께
약 얘기로하고 안부여쭙겠다고 전화를 바꿔주길바라고 계시던
우리 엄마가 뭔가를 눈치 채신 눈치였다.
딴날고 아니고 친정엄마 생신에 그것도 2달만에 왔는데
이러실수가 있나 너무 야속하고 속상했다.
아무리 뭐가 화가 나셨어도 그러시면 안돼는거 아닌가?
새언니가 과일을 내왔는데 엄마 생신이고 뭐고 일단 집으로
가야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서둘러 나왔다. 엄마도 뭔가를
짐작하셨는지 어서가보라고 채근하시고.....(미안해엄마)
일단 밤이 늦었으니 그 다음날 전화를 드렸다.
나 : 어머니 저예요.
시모 : -----
나 : 어머니 뭐 저한테 섭섭하세요.
시모 : 그런거 없다.
나 :(애원조로) 어머니 그러지말고 말씀하세요.
그래야 제가 고치죠.
시모 : 말로 하자면야 한두가지겠냐?
나 : 예 말씀하세요. 잘못한거면 제가 고칠게요.
시모: 휴----- . 내가 정말 말을 안해서 그렇지.어디
너한테 섭섭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정말 말을 안해서 그렇지.
이제와 말을 하면 뭐하겠냐.
나 :(애걸하다시피) 그래도 말씀해주세요
시모 : 흠-----
(선심쓰듯) 그래 내가 얘기하마.
평소에 너를 보면 인정머리가 없더라.
가끔우리가 너희집놀러가면 (한달에 한두번씩오신다.
우리가 시골로 내려가는것도 한달에 한두번씩은되고.
평균적으로 한달에 2-3번은 본다. 어떤달은 주말마다
오시거나 우리가 내려간다) 우리가 내려갈때 차비하라고
많이도 안바래 2-3만원씩이라도 좀쥐어주면 내가
얼마나 기분이 좋겠냐. 그냥 느이 집에 갔다오면
기분이 아주 나쁘다.그리고 파마를 하러가면 미장원에
들러서 파마값좀 내주고 가면 안돼냐. 어째 미장원에
와도 그냥 갈수가 있냐.(실은 그날 돈이 없어 쩔쩔매고
있는데 연락도 없이 오셨다) 너는 다좋은데 인정머리가
없어. 몇푼되지 않아도 좀 주면 내가 얼마나 기분이
좋겠냐. (하지만 어머님, 저희 4식구 한달 생활비가
28만원입니다. 분유값8만원에 기저귀값5만원빼면...
저도 삼만오천원짜리 파마값내드리고 싶었어요)
나 : (이를 악물고)어머니 섭섭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다음부턴 그런일로 어머니 섭섭하지 않게 해드릴께요.
요번달은 생활이 빠듯해서 .... 죄송해요.
시모 : 느이는 돈 없다면서 할짓은 다하고 다니더라?
나 : 네?
시모 : 아니 돈없어서 대출금도 못갚는 다더니 친정엄마
생일에 가고. (실상은 이거였다)
나 : (너무 황당) 네?
시모 : 아니 니네 돈 없다길래 나는 너랑 니시누가 준돈으로
느이 대출금갚아줬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윗집어서
돈 십만원이나 꿔서갚았다.
그런데 너는 무신돈이있다고 친정가고그러냐?
(다시 화난 목소리)우리 늙은이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선심쓰듯) 다음 달에 다음달 대출금하고 내가 갚아준
20만원은 됐고 윗집 아줌마한테 빌린 십만원은
느이가 갚아라. 시골에서 농사나 짓는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너무 황당 그자체 였다. 누가 갚아
달랬나? 그러시지 말라고 그렇게 말리고 그럼 다음달에
꼭 갚아 드리겠다고 이미 말씀까지 드렸는데
지금 와선 내가 시골노인네 등쳐먹는 년처럼
말씀하시다니... 한마디로 한방 먹었습니다)
나 : 그런데요 어머니 제가 다음달에 그돈 부쳐드린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시모 : 니가 언제 그랬냐!!! 나는 들은 적이 없다.
황당하더군요. 어의가 없었습니다.
나 : 저는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가 못들으셨나 보네요.
시모 : -----
나 : (또다시 이를 악물고)어머니 이제 그만 기분 푸세요.
제가 더 잘할께요. 딸처럼 더 잘할께요.
시모 : (선심쓰듯) 뭐 니가 뭘 잘몰라서 그렇지 여기서
어떻게 더 잘하냐? (병주고 약주고하시네)
나 : 그래도 더 잘할께요.(경악할 일은 이제부터시작)
근데요 어머니 우리 아버지께서 어머니 아버지
농사 지으시느라 고생하신다고 붕어랑 장어랑 섞어서
약을 한제 지어보내셨어요.
(나는 그래도 말이라도 감사히 잘먹겠다고 전해라
그 한마디라도 할줄알았다)
시모 :(떨떨한 목소리로) 약?
나 : 네, 노량진수산 시장까지 가셔서 사오셨대요.
시모 : (띠꺼운목소리로)근데 그걸 내가 왜먹냐?

당황-황당-어의 없음-비참함- 분노.....
나 : 네?
시모 : 나는 안먹어도 되니까 애둘키우고 힘든데 너나 먹어라.

어떻게 이렇게 말씀하실수 있단 말인가.
너무 황당하고 화나고 그더운날 땀뻘뻘흘리시며 노량진시장까지
전철갈아타고 가셨을 우리 아빠!!!!!!!
딸둔 죄인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집안에 분란을 일단 막아야하니 시모가 기분이
좀 나아지는선에서 끝냈다. 기가막히고 화는 나지만....
문제는 그날저녁.
그얘기를 들은 남편이 지가들어도 어의 없고 황당하고하니까
시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말을 했나보다. 시동생도 황당하고
어의 없고 나한테도 챙피하고그랬는지 대뜸 시모에게
전화해서 엄마왜그러냐고 난리를 한바탕 쳐댔는모양이었다.
당장 화가 잔뜩난 시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또다시 분란...
남편이 받았는데 '이 씨발놈의 새끼,개새끼,씨부랄놈의 새끼,
(아무리 있는대로 화가 났다고 해도 30넘은 애아버지한테
그런 욕을 할수있나)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갖은 쌍소리를 해대며 이제부터 전화도 하지말고 부모라고
찾아오지도 말라며, 내가 그놈의 약 해달라고 했냐며 악을 악을
쓰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또 절망.....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러자고 남편에게
말한거 아니었는데..... 어떻게 이 엄청난 시련을 견딜까...
일단은 화가 너무 많이 나신상태니까 그 다음 날 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다음날 전화를 걸자 시아버지가 받았다.
제가 잘못처신해서 집안에 분란일으켜서 죄송하다고....
----그러나 솔직히 내가 뭘 잘못했냐고.... 도대체!!!!
그다음날 시골로 내려갔다. 차를 타고 시댁으로 가는
나의 그 비참한 심정.... 참담함.....
눈도 마주치지 않는 시모 앞에서 무릎꿇고 빌었다.
잘못했다고, 집안에 분란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우리 친정부모님, 그리고 나......
그일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몸이 벌떡벌떡 일으켜진다.
이글을 읽으시는 님들. 님들도 홧병에 벌떡증 겪어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