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머니를 모시고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요새 계속 침을 못 삼키실 정도로 목이 아프시다고 하시고 소화도 안되고 속이 치민다고 하셔서 며칠 전 영양 링거를 맞게 해드리려고 내과를 찾았죠. 처음에는 목감기인줄 알았는데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목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내과 선생님이 배가 덩어리가 잡힌다며 안좋은 예감이 든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늘 다시 내과를 찾아서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문외한인 제가 옆에서 봐도 큰 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의사 선생님은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라 어떤 조치도 취할 수가 없대요. 의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부모를 모시는 입장에서 말한다면 수술이나 치료는 할 수 없고 편하게 해드리래요.
기간이 얼마나 남았냐고 물었더니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이라고 하더군요.
진료실 안에서 상담받고 나와서 아무것도 모르시는 할머니 얼굴보니까 눈물이 막 나려구 하는데 억지로 참았어요.
"내 병 못고치는 병이라구 하냐?"
하시는데 아니라구 약먹으면 된다고 했죠.
저희 할머니는 저 중학교 1학년 때 부터 저와 제 여동생을 길러 주셨어요.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했거든요. 제가 지금 26살이니까 13년을 길러주셨네요.아빠가 생활력이 없는 사람이라 집 조그만거 갖고 있었던 걸로 세를 받아 저희 학교 다 할머니가 가르치셨어요.저 고등학교 다닐때는 동생꺼랑 제 도시락 4개씩 싸주시느라 꼬부라진 허리로 새벽부터 일어나 일하셨는데...
저희 아빠는 저 대학교 1학년때 동거해서 지금 5살 짜리 남동생을 낳으셨어요. 그런데 그 새어머니가 6개월 전에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안 좋은 사고로 돌아가신대다가 전 남편과 호적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였죠. 아버지는 아들을 낳아주셨다고 집을 새어머니 이름으로 해주셨고 사고 후에는 고스란히 새어머니의 전남편에게로 집이 넘어갔어요.
그래서 지금은 할머니 아빠 여동생 그리고 5살 남동생 이렇게 지하 단칸방에서 살게 ?獰楮? 할머니 저희들 키우느라 허리 한번 못 피셨는데 또 엄마없는 남동생 돌보느라 고생하셨어요.
저는 대학교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올해는 꼭 붙어서 할머니 은혜 갚아야지 했는데....
아무것도 해드린 것도 없고 집안형편은 이렇게 되었는데 한번도 호강못해보고 돌아가시게 될 우리 할머니 너무 불쌍해요.
이건 제 신세 타령이었구요.
저희 할머니 아무리 암 말기라지만 좋은 거 많이 먹으면 좀 시기를 연장시킬 수 없을까요? 좋은 음식 무엇 있는지 제발 가르쳐 주세요.
무엇을 드려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말기이지만 또 얼마 못사신다고 했지만 저희 할머니는 말기인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신 편은 아니시거든요. 그런데도 떠나실 날이 가까워 오면 통증이 심해지실까요? 그리고 말기 판정 받더라도 더 오래 사셨던 분들 없을까요?
암에 대해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 아시는 분들은 꼭 리플 좀 달아주세요. 저희 할머니 욕심인 줄은 알지만 제가 결혼해서 아기 낳는 것까지 보면 그 날로 죽어도 원이 없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정말 부탁드려요. 가족분을 암이라는 병으로 잃었던 분들 제게 조금이라도 조언해주세요. 이렇게 안좋은 상황에서 할머니 보내드리기 싫어요. 제가 자리잡아서 다시 집안이 편안해 지는 것 보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