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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집에서 꼼짝없이...


BY 방콕녀 2003-02-21

우리집과 시댁은 버스 두정거장 정도의 거리죠.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같이 저녁을 먹어야만 하는지라
두아이를 이고 업고 갔더랬어요.
큰애가 낼 롯데월드 간다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자랑하는걸
들으면서 진작 오기전에 입단속을 안하고 방심한 내 불찰을
자학하기도 전에 크게 꾸중을 들었답니다.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흉흉한데 어딜 놀러가느냐!
사람들 많은덴 절대 가지말아라!
집안에 가만히 있는게 제일이다! 어디 나갈생각하지말아라!
정말 답답해 미치겠어요.
겨울이면 감기가 돈다니 사람 많은데 가지말고 집에만
있으라 하시고 여름이면 물가에 갈생각하지마라시고
눈이나 비가 오면 길 미끄러우니 밖에 다니지 마라시고
뉴스에 무슨 사건만 나오면 전화해서 너 뉴스봤냐? 조심해라..
무슨 걱정이 그리도 많으신지..
우리가 신혼때 미국에 2년 살았었는데 그때도 매일 같이
전화하셨어요. 우리가 전화를 못받을땐 계속 전화하시고
엔서리머신에다가 걱정되서 전화했는데 안받으니 무슨일
생긴거 아니냐고 빨리 듣는대로 전화해라...고 남기시구요.
남편이 아버님 회사에 다니며 아버님 녹을 먹고 사는지라
솔직히 반발심이 나지만 대꾸한번 못해보고 갑갑하게
살아야 하는 현실이 정말 화가 날 정도네요.
근데 막상 애가 모세기관지염으로 응급실에 가고 입원해야
할때는 룰루랄라 골프여행 떠나시는 분입니다.
제가 애둘 데리고 학원 가랴 시장가랴 시댁 다니랴 힘드니
마티즈 한대 있어야 겠다고 남편이 말했다가 엄청 꾸중을
들었대요.위험하게 여자가 차를 어떻게 몰고 다니냐고요
버스나 지하철 택시는 차가 아니랍니까?
친정이 수원이라 버스타고 전철타고 다녀오는데 그건 걱정
안되시는지...하긴 친정 가는것도 별로 안좋와하시니까...
그냥 애들이랑 방콕하고 처박혀 있는거만 조와하시니
내일 롯데월드는 날아갔고 당분간 두문불출하고 있어야죠.
답답하고 속상해서 이렇게 투덜거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