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H백화점에 갔는데....
엄마가 딸에게 버버리 가방을 사준걸 본 순간 나도 막 물건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갑자기 내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처지라는게 화가 났나... 아무것도 사선 안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써서 (내 수준에 비해)이제는 쓰지 말자라고 마음먹었기에 하는 소리다.
그런데 그 순간 또 이 백화점에 있는 모든 물건들의 소리가 들렸다. 손님, 이곳에 오셨으니 손님도 돈 많은 사모님처럼 우아하게 사셔야죠. 사실 그 옆의 백화점엔 그냥 평범하게 입고가도 되는데 이 백화점은 나올때도 신경을 쓰고들 나오는지 고급백과 고급옷과 예쁜 화장들을 하고 나오는 것이다.
몰랐던 사실인데 주변에 돈 많은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못사는 나라인 우리는 왠 옷값이 이리 비싼지...
잘 사는 미국도 우리돈 백만원이 넘는 건 거의 사지 않는다. 백불도 비싼판에... 그런데 우리는 와이셔츠가 십몇만원 혹은 칠팔만원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자들 옷 한벌에 백만원 하죠? 아마 부띠끄라는 명목하에. 그래 그거 디자인 하느라, 골 빠졌겠죠. 하지만 결국엔 어느 잡지에서 본 것 같은 디자인, 디자인들이다.
정말 우리나라에 상류층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노블레스라고 하는 사회적 의무와 봉사를 하는 상류층말이다.
돈과 인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한 이 사회에서 내가 상류층의 흉내를 내듯 그들이 가진 ?m품백과 신발을 신어야 하다니...
소위 대학물을 먹고 나름대로 주관있게 살려고 한다는 나도 알고보면 그 물에 끼지 못해 안달인 것이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나도 그렇게 하리라는 것을 알기에 나 역시 속물에 속해버린 것이다.
하긴 내가 청렴하고 내가 정직하다고 우리 집이 부자되는 건 아니니 머니 머니해도 머니가 좋은 이 시대에 어디 돈 없이 나가봐라 대우 받나, 형제간에도 부모간에도 돈이 우선인 대세가 넘실거린다.
왜 이렇게 이런 백화점들은 1층 전체가 외국의 백화점처럼 변해버린 것일까? 백화점 운영하시는 사모님들의 심미안과 고귀한(?) 인격이 여기에 투영이라도 된단 말인가? 아니면 철저히 상품기획팀들이 우리 백화점의 컨셉은 이정도 수준에서 한다는, 그래서 아무리 뭐라해도 외국의 유명 백화점수준과 맞추어야 겠다는 컨셉에서 인가?
그런데 외국의 백화점에서 들어가 보면 넓은 매장인데도 종업원들이 별로 없다. 인건비가 비싸서 겠지. 월급도 그리 많지 않을 종업원들이 싼티내며 다니는 손님들은 또 우습게 안다. 이런 것을 살 수준도 아니면서 왜 이런데는 다니는 건지,, 오히려 소박한 우리들의 삶을 비웃는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랙서스끌고가면 문열어주고 엑셀타고 가면 가나마나 아무런 것도 없다. 고객이 왕이라는데 돈 많은 고객이 왕이겠지.한달에 백화점 결재액만도 몇백이 되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면서도 그 들이 버는 돈은 어떤 돈일까를 생각하면 부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번돈 외국에 유학간 우리 아들,딸들에게 다 보내고 그들은 다시 돌아와 부모 힘을 업고 새롭게 상류층2세를 형성하고.... 그래 아닌 사람도 많겠지. 그런데 이런 사람들도 있다 이거지요.
나는 사회에 대해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인가?
중학교때 반공선생님이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공산당이라고 했을때 그런가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에리트라는 검사들도 토론을 잘 못하드만, 부실한 학교교육의 결실이리라.
아직도 사고 싶은 건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