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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지가 않아요..


BY 죄책감 2003-03-20

얼마전에도 한번 글을 올린것 같아요...

첫아이가 돌지난지 몇주 됐어요...
그리고 둘째가 생긴걸 알았어요...

제가 살림을 잘 못해요...전업주부지만요...노력중이긴 하지만..돈버는게 훨 쉽네요...
남편은 아이를 지우라고 했어요...
내 능력으로 살림하고 두아이 못키운다구요...
첫째애 밥해먹이고 나밥챙겨먹고 둘째 젖먹일 수 있냐구요..
솔직히 자신 없어요...
또 남들처럼 시댁이나 친정에 맡길수도 없구요...
당장 애기낳으러 가면 첫아이를 남편이 휴가내고 맡아야 할 형편이죠..

그렇게 일주일동안 낳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낳기로 했거든요..
어차피 낳을 둘째니까 생겼을때 낳자구요.
또 여기저기 글을 올려보니 힘들어도 나중에 좋다고 하고..
어쨌든 도저히 지울 수는 없더라구요...
평생 죄책감 갖고 살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첫아이때는 기다렸다가 가져서 너무 좋았는데...
둘째는 지금 임신을 한건지..별로 설레지도 않고..기쁘지가 않아요..
이렇게 계속 보낸다면 ..태교도 안되고..얼마나 성격이 안좋은 아이가 태어날까 벌써 걱정이예요..

지금 집도 너무 좁아서 이사도 갑자기 가야해요...
방이 두개는 있어야..아이를 각각 재울 수 있을 거 아녜요..

갑자기 집구하러 다니다 보니까.. 원래 계획은 올 가을에 적금끝나면 돈 보태서 큰집을 가려고 했는데..그것도 문제가 생기고...
하여튼..갑자기 모든 계획이 다 틀어지니까 좀 의기소침해지네요..

그렇다고 그게 아이잘못도 아니고..다 부주의한 내탓인데도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지...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책임지고 낳고 키워야지 이렇게 생각은 하는데 진심으로 아이의 존재가 기쁘지가 않아요..
차라리 자연유산됐으면 좋겠다..정말 못되먹게도 이런생각까지 들어요..이런 생각이 드는게 너무 죄스럽고 안하려고 하는데도 ..마음이 인정하질 않아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이맘때 가질 예정이었는데..일년 빨리 생겨버렸어요...
아직 마음의 준비도 전혀 안돼있고...집도 준비가 안돼서 해야하고..
첫아이 젖도 아직 먹이고 있는데...
첨에 확인해보고..믿겨지지가 않았어요..

게시판 같은데 보면 ..결혼계획이 있는 미혼아가씨가 임신했다고 하면 결혼하고 애기낳고 잘 살라고 조언도 해준적이 있는데...
결혼하고 첫아이까지 있는 아줌마인 내가..막상 갑작스런 둘째아이가 생기니까..정말 이렇게 당황스러울 줄은 몰랐어요..


큰아이 키우느라 1년동안 살도 결혼전보다 6키로나 더 빠졌는데...
둘째는 어찌 키울지 걱정이예요...
연년생 힘들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우울하기만 해요..

또 어디서 보니까..잘 못먹고 살이빠지면 애기가 더 잘생긴다고 하네요...보통은 무척 조심하는데..이번엔 조금 방심했거든요..주기가 정확해서 배란일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방심이 이런 결과를 일으켰네요..예전같으면 임신 안했을텐데...살이빠져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든... 기쁘게 생각이 되야 하는데..그냥 담담하고..차분하고..
그렇게 속상하지는 않은데(속상하면 안된다고 머리로 생각중)...

그것보다는 아이를 가졌음에도 기쁘지 않다는 사실이 속상하네요...

아기를 못가지시는 분들이 제 글을 보시면 얼마나 화가 나실지 죄송하고 ..또 아기에게도 미안하지만...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제 스스로가 기쁘게 생각하게 될지...
속상하네요....

누구한테 다 쏟아놓고 말하고 싶은데...말할만한 사람도 없고...
친한친구에게도 말하기 싫으네요...그냥...


임신을 해서 더 우울해 진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