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정 큰집은 종가 입니다.
조상의 은덕인지 자손이 번창하여
10남매나 되는 제 아버지대에는 다들 자수성가하여 재산도 일구고
이름대면 알만한 한자리들 하시는 분들입니다.
제사요? 한번 지내면 정말 엄청나죠.
남자들 제복차려입고 어슬렁거리고 폼잡을때
그 뒤에서 여자들은 정말 죽어납니다.
물론 돈주고 사람도 쓰지만
남에게는 설겆이등 허드렛일이나 시키게되지
중요한 제수들은 결국 집안 여자들의 손이 가야합니다.
제반에 켜켜이 음식 올려쌓는것도 정말 일이지요.
돌상이나 회갑상에 올리는 모조고임을
실물로 하는거라 보시면 됩니다.
이런 집에서 종부의 위치는 정말
중요하지요.
이제부터 사연을 말하자면
정말 출세한 형제들 중에
유독 종손이신 큰아버지만이 별 볼일 없으십니다.
젊은 시절 시골학교 선생을 잠깐 하셨다는데
하기 싫어 그만 두시고
동생들이 여러번 자리를 만들어드려도
그때뿐이고 타고난 게으름으로
줄곧 놀고계십니다. ㅡ.ㅡ;
당연 모아놓은 재산 없죠.
돌아가신 큰어머님만 불쌍합니다 진짜...
<아, 이해를 돕자면 저 거창한 제사는 종친회 재산으로 치러집니다.>
그래서 몇해전 할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남겨진 땅을
이 큰살림하려면 또 종가가 반듯하려면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한다며
형제들이 의논 끝에
나누면 작은돈 된다고 나눠가지지 않고
몰아서 다음 종손인 사촌오빠에게 물려줬습니다.
<큰아버지에게 드리지 않은 이유는
그 집 자식이 8남매이므로 돌아가시면
어른들 뜻과 달리 재산이 또 나눠지기 때문이죠.>
당시 물려 줄때 20억 상당하던 그 땅이
지금은 시가 50억은 족히 나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받을 때만 좋아했지
책임을 회피한다는 거죠.
지난 기제사때 친정어머니의 구원요청으로
친정 제사음식 도와주고 왔습니다.
종부인 사촌올케가 해외여행을 갔다고 하더군요.
사촌오빠 뭐 씹은 얼굴로 서 있구...
집안이 뒤집혀질 꾸중을 감수하고 갔겠죠?
얘기를 들어보니 이런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봅니다.
저 역시 종가에서 태어나 종가집 종부로 시집온 가련한 여잡니다.
사촌올케언니의 어려움을 왜 모르겠습니까?
언니가 좀더 다른 방법으로의 개선을 요구한다거나
항변을 했다면 저 맞장구 쳤을겁니다.
어쩌면, 난 받은거 없이도 열심히 하는데
받은거 많은 넌 뭐하는 거니 하는
질투어린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나 늙으신 큰어머니들과 작은어머니들
그리고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모습 보고오니
이건 역시 아니다 싶습니다.
어른들이 알아서들 하실 일...
속상한맘에 출가외인이 주절거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