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96

남편이 충격을 받았을까요.


BY 행복해지고 싶다. 2003-05-14

남편에게 한통의 메일을 보냈어요. 어제.
저녁11시30분이 넘게야 남편이 들어왔어요. 술을 많이 먹을 상태로요. 우린 서로 아무말 안하고 있다가 애들 아이스크림 하나씩 주고 한 30분 앉아 있다가 서로 따로 잠을 잤어요.
왠지 넘어색한 기분,
내가 보낸 메일때문이겠지요. 정말 제 맘이 그래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제가 보낸 메일이예요.



당신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기를 바래.

내가 먼저 말을 안 꺼내면 아무말도 안하는 당신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냥 이렇게 몇년살다가 그냥 남남이 되는것.

당신 지금의 행동으로 봐서는 내가지금 당징 헤어지자고 하면 그렇게 하자고 할 사람이야.

다른 사람들 문제는 뭐가 문젠데하면서 그렇게 말도 잘하는 사람인데, 정작 우리 일은 나 몰라라 하는 그런사람.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다 곪아 터진 그런 우린 그런 부부야.

우리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머니와살때는 나중에 따로 나와살면서 달라질거라는 생각으로 참고살았지만, 당신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어.

당신이 말했잖아. 달라지겠지.

그렇지만, 지금 어때 달라졌어?

어떤 노력이라도 해 봤어. 해 봤는데. 내가 받아주지 않았나?

우리가 첨에 시작할때 아무리 싸워도 따로자지 말자고 헤어지자는 말 쉽게 하지 말자고 했던말 생각나.

서로 말은 안하지만 헤어질수도 있는 그런 사이. 우리가 그런 사이 아닌가.

우리에겐 수민이와 진영이가 있지만, 우리아이들땜에 날 희생하며 살고 싶지는 않아.

수민도 그렇고. 진영이도 그렇고 정말 절실히 느껴 가지지 않은 우리 아이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지도 몰라. 말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람속은 알수 없으니까

당신이 출장을 다니는것도 이제는 이해해.

그렇지만, 내가 화가나고 신경질이 나고 속상하는건 당신이 우리 부부관계에 해대 아무 노력도 안 하고 있다는거 우리가 정상적인 부부같아.

정말 이상해.

당신이 어렸을때부터 아버지가 없어서 부부간에 정이 어떤 건지 잘몰라서 그런걸까.

당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나도 아무 노력안해.

예전에는 그랬어.

당신이 다가오지 않으면 항상 내가 다가갔지만, 내가 다가가는것도 어느정도지 때론 나도 당신이 먼저 다가와 주기를 바라고 안아주기를 바라는데, 당신은 꼭 말로 해야 그런 것들을 알아

정말 말 안하면 당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거야.

그정도로 사랑에 무딘 그런 사람이었나.

이제는 이런 반복적인 부부관계도 싫어.

난 남들처럼 보통의 젊은 부부들처럼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았으면 했는데.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왜 나에게 이런생각들을 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내 성격타이겠지. 심각하게 생각하는것. 당신은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이 되는지.

그냥 이렇게 살기를 바라면 계속 그렇게 할께.

어머니와 살때도 우리가 부부관계를 몇번이나 한지 알아.

정말 이런말은 안 할려고 했는데. 우린 수민이도 밖에도 가졌고, 진영이도 밖에서 가졌어.

내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우리가 워낙 부부관계를 안하니까. 부산에 있는 언니집에가서 어쩌다 한번한게 그냥 상현이를 가지게 되었네.

그때도 난 정말 진영이도 낳기 싫었어. 아니나 다를까 난 정말 많이 후회해. 진영이 낳은거.

진영이 낳아서도 부부관계가 정상적이었다면 이렇게까지는 후회하지 않았을거야.

모든 부부들이 다 우리처럼 이렇게 살까.

이렇게 살면 결혼들은 왜 했을까.

이제는 당신이 한달 두달 출장갔다가와도 반갑지가 않아.

그냥 왔구나.

이제 애들이랑 둘이 안 있어도 되겠다라는 그런 생각밖에 안나.

평택에 살때언니들이 그러더라.

신랑와서 좋겠네. 오늘분위기 좋겠다.20층 무너지는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

나는 씩 웃고 말지.

내 친구는 당신인데. 이제는 당신과 거리가 넘 느껴져.

정말 사랑표현 안하는 당신. 시켜도 제대로 안하는 당신,

한번씩 듣고 싶은 말들인데. 그런말에 왜 그렇게 인색한지.

다음에 내가 죽거든. 내가 당신 옆에 없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면 나에게했던것처럼, 그렇게 행동하지 마. 당신은 인생의 두번 실패할테니까.

내가 당신이랑 산 몇년동안 흘린 눈물.

내가 자라온 20여년동안 흘린 눈물보다 더 많이 울었을거야.

항상 잠잘땐 그냥 눈물이 난다.

그냥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당신이 알아...

예전에는 당신이 늦게 자면 그 시간까지 꼭 그 자리를 지켜줬는데.

당신은 밖에 힘들게 일하다가 들어왔는데 내가 일찍자면 당신한테 넘 미안해서 내가 먼저 잘수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들어. 내가 가정부가 된것 같다는...

내가 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당신은 이런것 아니어도 생각이 많고 힘 들다는거 나도 알아.

그렇지만,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번 다음에 우리 가족이 없으면 아무것도 필요없는데

난 그래.

잠자리에 들때면 내일눈 뜨지 말게 해 달라고 하늘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해.

만약죽는다면 난 당신을 절대로 내 마음에서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거야. 절대로.

지금은 이렇게 서로 참고 살고 있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몰라

나도 미친년처럼 확 돌아버릴지.

확 돌아버렸어면 좋겠어. 죽었으면 좋겠어. 죽는게 당신한테 좋을지 몰라.

안그래도 예전의 모습과 현재의 나의 모습 내가 보기에도 넘 싫은데, 당신이 보기에는 얼마나 그렇겠어. 당신이 말 안해도 알아.

종성씨.

미안해. 난 당신한테 좋은 여자. 사랑받고 싶은 여자가 되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못나 이런 말을 하는 구나 그렇게 생각해.

미친년 지랄하고 앉아 있네라고 생각해도돼. 나도 내가 너무 싫으니까.

당신이 나하테 너무했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해.생각해.생각해 생각해.



제가 넘 했나요. 정말 남편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어요. 언젠간도 제가 여기에 글을 올린적이 있어요.
남편에게 항상 100%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지만, 전 노력했어요. ]
정말 남편은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예요. 남편은 O형이예요. O형성격아세요. 정말 딱 맞아요. 혈액형에 나오는 성격. 언제나 자신감에 차 있고, 쉽게 생각하고 쉽게 풀어나가려고 하고요.
그렇지만, 우리 부부관계에 대하서는 안 그래요.
항상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주기를 기다렸는데, 항상 제쪽에서 먼저 내 밀지 않으면, 아무말 안하는 남편.
회사에서 속상한일 있으면, 앉아서 서로 얘기도 잘하는데, 왜 그런쪽에서만 그런지.
아침에 출근할때도 갔다올게라고 하는 뒷모습. 정말 눈물납니다.
남편도 많은 생각을 하겠지요. 저는 더 합니다. 저희 남편은 출장을 정말 많이 다닙니다. 365일 중에 한 반은 다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