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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야 할까, 가야할까?


BY 행복한인생 2003-05-14

이번주 토요일에 시골에서 친척분들이 올라오십니다.
한 두분..정도.
일요일에 가까이 사시는 이모부님댁에 혼사가 있어서 오시는데
다 어머님쪽 친지들이시지요.

그런데 얼마전부터 제가 온몸의 뼈들이 반란을 일으켜서
앉고 서고 눕고 하는것도 힘들고 걸은땐 다리를 질질 끌고
천천히 겨우 걷는 형편입니다.

지난주에 시모께서(지금은 애봐주시는라고 동서네 계심)
저더러 친척들 오면 우리집에 있을거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서 약에 취해 누워있지말고
아픈티 내지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몸살인줄 알고 기운없고 약기운에 힘든거는
참을 수도 있지 싶었는데
오늘 보건소 가서
지금 아픈 증상이 약 부작용이고 그 약을 빼고 다른약으로
대체를 하면 일년넘게 치료기간이 길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꼭 우리집에서 주무셔야 하는거냐고
이모부님댁(이모님은 돌아가셨습니다) 혼사고
집도 넓고, 그 주변에 그 딸들 다 사는데
우리집에서 꼭 주무셔야 하는건 아니지 않냐고
아흔 먹은 노인네마냥 움직이는게 구부정하고
질질 끌고 다니고 그러는데
어떻게 아픈티가 안날 수 있겠냐고,..

시모는 며느리 아픈게 친척들한테 흉 된다고 그러시는데
그분 입장이야 뭐 당신이 이렇게 아파보시길 했나
친척들한테 결혼하고 몇달만에 병얻었다 하면
당신 면목없어질까봐 그러는걸 알겠는데
너무 냉정하다 싶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쩌고의 문제가 아니라
약 부작용으로 이렇게 괴로운건데
어찌 그러시나..
그래서 못한다고 했죠.

그랬더니 오늘 남편이 시모께 다시 말씀 드리니
친정에 가면 어떻겠냐고 그럽니다.

친척들한테 아픈 며느리 보여주는게 그렇게 챙피합니까
친정... 잊고 살으라던, 왜 그리 자주가냐, 니엄마 이상한 사람이다
그러던 양반이 이젠 가라고 그러네요.
신랑도 그러고..

?겨가는 기분이 들어서 서러웠습니다.

그러나..
저 안갈겁니다.
제가 서운해 하니 남편은 니가 알아서해 그러는데
제가 안가고 있으면
이번엔 시모께서 난감하시겠지요.
저렇게 아픈티가 팍팍 나는 며느리는 안가고 버티고 있는데
손님은 오고..

아님..
그냥 당신들 뜻 맞춰 가줄까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습니다.

친정에는 뭐라고 합니까..
난감합니다.
친척 오시는데 아픈거 보이기 민망해서 피난왔다고 할까요.
나 ..참내.
이거 뭐 코메디도 아니고.

절룩 거리면서라도 일요일날 예식장은 가고 싶었는데
남편 왈 너 식장에도 못갈거 아냐 그럽니다.
내가 왜 안가냐, 내가 안가길 바라냐 했더니
아니랍니다. 성질 내더군요.
친정가 있으면 식장에 갈때 데리러 온대요.
친정에서는 뭐라하겠습니까.
예식장도 갈거면서 하루밤 자러 왜 왔을까..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라 둘러댈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집에 있으면서
어른들 시중 못들고 약 먹고 힘들어하고
걸음도 제대로 못걷고 하는 모습.. 보이기 싫겠지요.
하지만..
아들이 아프면 그거 창피하다고 다른데 가 있으라 할까요.
딸이라도 그럴까요.
이게 남과 피붙이의 차이일겁니다.

당하고 살진 않을겁니다.
다만, 지금 제가 고민인건 어떤길이 저한테 편한 길인지,
아니 옳은 길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친정에가면 있을 방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침대생활이 아니라서 일어나고 앉기도 힘이 더 들겠지요.

제가 간다고 해도 시모는 나중에 니가 친정갔다 하실분이고
있으면 있는다고 괘씸해 할 분입니다.

정말 짜증납니다.

자기들도 좀 아파봐야 한단 막가는 심정이 됩니다.
왜 제가 병이 들었는지..
자기들 때문에 그렇다고 인정을 안합니다.
꿈에도 인정하지 않을 사람들이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거 바라다간 숨넘어 갈겁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떻게해야 옳은지 생각해 보려 하는데
이번엔 정말 판단이 잘 안서는군요.
정말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