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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BY 워니 2003-06-01

어제 저녁 자주 주말을 어머님이 점령하시고
어제도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열받아 글 올렸습니다.
속은 답답한데 그런 이야기 솔직히 할때가 여기밖에 없네요.

남편은 어제 새벽에야 일이 끝나 들어왔어요. 대부분이 그래요.
오늘은 또 볼일이 있다고 남편이 나갔네요.
새벽에 들어와, 아침에 늦게 일어난 남편..그렇게 자주 보는데도 애틋한지 서로 얼굴을 만지고 부비고..홀어머니 외아들이 오죽할라구요

처음 신혼때는 시댁이 너무 이상해보이고 애도 없으니 참 서먹했지요.
그때는 월급의 반가까운 돈을 돈욕심에 달라고는 하셨어도 이렇게 자주 뵙진 않았지요.
그때는 어머님도 저에게 좀 거리를 두셨죠.
그러다 아이가 태어나고 제가 변했죠.
내 새끼를 기르다보니 잘해드리고 싶더군요. 또 아줌마가 됐다고 하나..성격 자체가 많이 여유있어 졌구요.
정말 싫은 부분이 많고 안 맞지만
어차피 벗어날수 없는 외며느리 자리라면 싫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 스스로 체면을 걸기로 했죠.
싫어해도 계속 가족이어야 한다면 무조건 좋게 생각하기로..
그때부터 진심으로 편안하게 잘해드렸어요.
그러니 어머님도 절 정말 편안하게 생각하시는듯 하더군요.

처음엔 기뻤어요.
그러나..편안하다고 너무 경계가 없어지시는듯 하네요.
자식들이 싫어하는 것을 저에게 요구하시구요.
너무 치근덕댄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별걸 다 바라시고 꼭 저희부부가 해야한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도 정말 딸같이 계속 수다떨어드리고 맞장구 쳐 드리고 염색해 드리고..이 노력을 누가 알아줄까요.

그 결과가 이겁니다.
이렇게 남편보다 어머님과 훨씬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것..우리 부부의 대화시간은 줄은것..
오늘은 우리 부부 외출할 일이 생겼는데 어머님이 계시다고 남편이 안된다네요..ㅎㅎ
1박만에 저녁 드시고 가실까 하셨는데 남편이 극구 말리구요..ㅎㅎ
그런데 이렇게 잘해드렸어도 ?금있는 재산 미혼인 딸의 아파트를 사주셨어요. 우린 전세금도 무리하게 대출받는 시점에..하지만 이건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에 비하면 크게 차지하진 않아요. 어차피 어머님 돈이니 어머님 마음이죠.

사실 어제 오늘은 예전처럼 잘해드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성스레 여러 반찬, 같은 찬 올리지 않고 수발 다 들어드렸지만
예전처럼 더불더불 수다떨지 않고 할소리만 했습니다.
뭔가 이상타고 생각하실겁니다.
어쩌면 저 없을때 남편에게 뭐라하실수 있어요.
우리 어머님이 좀 속을 알수 없는 타입입니다..음흉하다고 할까.
제 앞에선 똑같이 행동하시지만
슬픈 얼굴로 아들의 동정심을 사며 우는 소리 하시겠죠.

일부러 차갑게 대해드리려니 맘이 이렇게안 좋을수가요..
내가 힘들어서 차라리 잘해드리자 싶다가도(저 밤새 잠도 못잤답니다..고민과 갈등때문에)
잘해드리면 더 치근덕대실거 같아 그냥 전같이 대해드리진 않았어요.
바보같은 남편은 담주 모처럼의 연휴를 엄마랑 보내고 싶은지 그 앞에서 떠벌리네요.
3일연휴이니 놀러가고 싶으신가 봅니다..헉..
마음이 지옥이네요.
이러지도 못하겠고 저러지도 못하겠고..
냉정히 대해드리자니 마음이 아프고
잘해드리자니 지겹고....

도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겁니까..
서로 잘하면서 서로 배려하면서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가족이 될순 없나요.
어차피 잘해드린다해도, 그래서 이렇게 밀착되어 지내면 진짜 며느리를 딸로 생각하나요..그저 대하기 쉬울 뿐이지..
적당한..뭔가 적당히 살순 없을지..
우리 부부가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