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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나에겐 아이들과 남편이 없다


BY 청춘 2003-06-09

우리 불과 3주전까지 시댁에서 5분거리로 살았다. 3주전에 집사서
차로 10분거리로 이사왔다. 난 조금 떨어져살면 덜 할줄 알았다.
이제 쉬는날은 아예 대놓고 새벽부터 전화해서 밥먹으러 오란다.
주말엔 토요일부터 전화해서 내일 올꺼냐 안올꺼냐 왜 안오냐
애기 보고싶다. 주중에 전화해서 잘살고 있냐? 왜 전화안하냐?
나 속으로 자주보고 당신이 전화 자주하는데 나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치겠다. 물론 어른들이 아이들보고 싶은건
이해한다. 그렇지만 쉬는날마다 시댁에 가자니 난 숨이 턱턱
막혀온다. 나도 남편과 아이들과 쉬는날 공원이라도 가고 싶고
집에서 맛있는거 해먹으면서 하루종일 뒹굴고도 싶다.
지난 토요일날 남편보고 이야기좀 하자고 했다. 난 이대로 못 살겠
다고 어떻게 매주 가냐고 나도 당신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우리 남편 나에게 언성을 높인다. 그걸 왜 못하냐고
자주가면 30분 1시간만 있다가 와도 안 미안하니까 그렇게 하고
우리시간 갖자고... 그게 말이 되나? 가면 우리 어머니 밥먹고
가라고 붙들고 아버님 우리 가려고 일어나면 꼭 그때서야 우리
아들한테 공원으로 놀러가자, 놀이터가자 하신다. 우리 가야된다고
거절하기도 한두번이지 아주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어제 아침 7시에 어머니 전화하셔서 아침밥먹으로 오라고 하셨다
나 웃으면서 아침먹으러는 못갈것 같네요. 있다가 갈께요 했다.
전화 끊고 나서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아들한테 옷입으라고
윽박지르고 신랑 옷 챙겨다주고 부랴부랴 시댁으로 갔다.
울 시엄니 나보고 '니가 안온다고 했지? 니가 못온다고 했지?'
그러신다. 기가 막혔지만 내가 안간다고 했으니 참았다.
우리 시어머니 나 애들 하나씩 낳을때마다(그래봤자 둘이지만)
확 달라지신다. 나를 아주 만만하게 보신다.

틈만나면 쉬는날 오라고 아주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하신다.
어찌어찌 내가 안가면 우리 신랑 죄인처럼 어머니전화를 받는다.
그게 더 싫다. 내가 2-3주에 한번씩 가자고 했더니 우리 신랑
나보고 꼭 무슨일 있어야만 가냐고 언성높이고 자기 엄마한테는
한마디도 못한다. 줏대없는 놈 같으니라구... 상자에 포장해
넣어서 시댁으로 택배보내고 싶다.(나도 내가 남편한테 이렇게
표현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 회사 관뒀다고 한달동안 밥도 안 넘어가게 스트레스 주더니
이젠 이사가서 쪼끔 멀어졌다고 주말마다 오게해서 밥 못먹게
하신다. 나 위가 약해서 금방 위염 생기는데... 아기 모유먹여서
밥 못먹으면 안되는데... 눈물만난다.

다른분들 저보다 더 기막힌 시집살이 하시는거 많이 봤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거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너무나
속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넋두리로 글 올립니다. 부디 저를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시댁이랑 잘 지내고 싶은데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나오니까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