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울증이 오나봐요.
애기는 돌을 넘겼고 남편은 일이 너무 많아서 요즘
늘 얼굴에 피로와 짜증이 매달려 있어요.
저요...
애기 생긴후로 아니 그전부터 직장생활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남편때문에 임신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눌러앉아 산지가 1년을 훌쩍 넘어 버렸네요.
내가 과연 뭔가? 나라는 존재는 무얼위해 살고 있나?
가족에게 식모같은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고
밤에는 몇번씩 깨는 애기로 인해 잠도 깊게 자 보지도
못하여 눈은 늘 충혈되어 있고 그렇게 아침에 눈을 떠서
시누이 출근 시켜주고 신랑 아침 챙겨 먹이고 내보내고 나면
두어시간 집안청소,빨래, 애기 먹거리 챙겨주고 나면
점심때가 되고 허겁지겁 끼니 챙겨먹고 나면 오후가 되고
애기 간식, 이유식 해서 먹이고 애기 낮잠 재우고
잘 떨어지려 하지 않는 애기 업고 저녁 찬거리 준비해서
저녁지어 놓으면 남편은 늦게 들어와서 재때 해먹는 반찬이
시간이 훌쩍 넘어버려 신선함도 잃고
밥상을 볼때마다 신랑의 잔소리...
저희 신랑은 반찬에 대해 잔소리를 해야 개선이 된다고 믿고
있기에 항상 밥상머리에 잔소리를 합니다.
시누이는 직장동료랑 자주 회식으로 음식 잘하는 곳 전문점에서
저녁을 자주 먹고 오죠.
먹고 오면 늘 어디에 뭐가 맛있더라 라는 말을 하죠.
사실 생활비가 빠듯한데 (가끔은 엊그제 2천원대 하던 고등어가
3천원대라서 두어번 생각하여 큰맘 먹고 구입해서)
나름대로 조리해두면 이건 이렇게 먹는게 아니라는둥...
얼마전에는 이런일이 있었어요.
2주전부터 자꾸 허리가 뻐근하고 아프더라구요.
누구하나 신경도 써주지 않고 몸이 아프니 자연 마음이
더 심난하더군요.
그래서 물도 제대로 끓여 놓지 못하고 저녁에 생선 조림을 했는데
남편이 집에서 도대체 하는 일이 뭐고...
생선조림은 이게 뭐고 이렇게 하면 맛이 없다아이가....
갑자기 속에서 뭔가 올라오는 것을 참았는데
밖에서 먹고 들어온 시누이가 어디 가니까 생선조림
참 맛있더라...
그말들으니 정말 너무 속이 상하더군요.
한편으로는 내가 도대체 제대로 할줄 아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고 살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여자가 된것 같구요.
저희 남편 신혼때부터 쭈욱 밥상에 대해서 잔소리입니다.
항상 결혼전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져
그 맛과 비교를 하죠.
이건 이렇게 하는게 아니고...
저희 시누이요... 카레에 돼지고기를 넣었더니
밥상에 일일이 돼지고기를 골라내더군요.
자기 식성이 그러려니 하지만 참 한마디로 같잖더라구요.
그러면서 자신은 학교가서 학생들에게 편식 하지 말라고 그러겠죠?
자연 집에만 있으니 어디 나가면 입을 옷이
제대로 없어요.
시누이랑 체형이 비슷해 가끔 얻어입고 나가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애기안고 옷입고 가면 가끔 뭘 묻히거나 하면 나 보라는 듯이
일일이 옷 따져 ?어보고 밤늦게 혼자서 씻고 다리고
난리도 아닙니다.
제가 어련히 미안해서 하려구요..
근데 남편은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면 외출도 자주 안하는데
시누이꺼 입으면되지 옷이 무슨 필요가 있냐고..
눈치보며 얻어 입는 것도 한두번이지 정말 비참합니다.
오늘은 대형마트에 갔는데 대충 챙겨입고 나갔지요.
근데 그 많은 사람속에 내모습니 그렇게 초라해 보일수가
없는 거예요.
2년 넘어 회색인지 모르는 검정색 신발에 시누이 잘 안입는
칠부바지에 작년에 시누이 입던 티에
제것이라곤 낡은 신발과 제 몸둥아리 뿐이더군요.
신랑은 아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시아버님과 신랑. 시누이. 울애기 그리고 저
이렇게 대형마트에 들어섰을때 전 무슨 그들과 다른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버님 눈이 나빠 안경을 맞추는데 전 그냥 한 쪽 구석 의자에
앉아 초라한 마음 진정시키고 있었어요.
남편이 와서 왜 또 조용하고 아무말없이 시무룩하게 있냐고
하길래 그냥 이라고 했더니
니가 이러고 있으면 무슨말이 나올지 겁이난다 라고 하더군요.
엊그제 반찬트집 좀 그만하라고 한소리 했더니 그것 때문에
그러나봐요.
잠자리에 누우면 자꾸 내가 없어지는 것 같고
가끔은 11층 우리집 배란다에서 뛰어내리면 고통없이 죽겠지
하는 생각이 들고....그러면 사랑하는 내딸은...
그러면 눈물만 주루룩 흐릅니다.
자고 나면 눈은 더욱 피로에 지쳐 있고 머리만 아프고
마음만 더 울적해집니다.
신랑은 니 몸은 니가 잘 아니까 잘 챙기라고 말은 하지만
한번도 나서서 같이 고민하고 하는 것을 모릅니다.
신랑이 잘 할때도 많죠.
하지만 고민을 말하라고 해서 가끔 한마디씩 하면
오히려 그게 둘사이를 더 서먹하게 만듭니다.
물론 제가 말재주도 없고 대화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겠죠.
남들은 결혼해서 4년만에 집도 사고 좋겠다고 해요.
하지만 정작 저는 쪼들리게 사는것은 여전하고
더욱 작아만 가는 더욱 초라해가는 내자신이
너무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