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98

불쌍한 시모를 어찌하오리까..


BY 둘째며늘 2003-06-10

아들 삼형제 집안중 둘째 며늘입니다.
도련님은 아적 결혼안하셨구요.
저.. 효성지극한 며늘 아닙니다. 어찌 보면..싸가지 없다고 욕도 먹고, 그 욕먹는것에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 할말은 어느정도 하고 제방식을 고집하는 요즘 며늘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모의 인생은 그 시절 대부분 시모가 그랬듯.. 줄줄이 있는 시동생들 시집장가 보냈고 그에 대한 보상은 물론 없었고, 노년에 시부가 친 금전적인 사고때문에 그나마 가지고 있던 부동산 처분하여 빚잔치 하려고 하십니다.

저희 결혼할때 시댁에서 500받고 결혼했었는데 시모가 많이 안쓰러워 하셨었죠. 남편이 증권하다 해먹은 돈도 있고 해서리.. 맞벌이 하면서 고생좀 했었는데, 부동산 처분되면 살집은 얻어주시겠다 입버릇 처럼 말씀하시던 터라 사실 임신후 전업주부로 있는 저역시.. 부동산이 처분된 지금.. 무척이나 현금이 기다려집니다.
사실..시부가 금전적인 사고를 그렇게 많이 치신지 모르고.. 원망도 많이 했엇고..약간의 트러블도 있엇고 암턴 돈받을려는 이 시점에서 받긴 받아야 하는데 맘이 심난한 것도 사실입니다. 안그래도.. 아무도 모르게 아기낳을 준비하고 급한데 먼저 쓰라고, 시댁식구들 조차 모르게 200만원 보내오셨는데.. 감사하면서..맘한쪽이.. 많이 안좋고 죄송하네요.

안그래도 맘이 심난했는데..오늘 더 심난한 맘이 드는 소릴 들었습니다.
시숙내외가 시모를 더욱 힘들게 하는군요.
시숙은 장손이지만, 시부모가 덕을 보지 못한것을 눈으로 보아서 인지 절대로.. 장남이라는 이유로 집안을 돌보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 동생들이나 시부가 아무리 금전적으로 힘들어도 돈을 빌려주는 일은 없습니다. 시숙은 대기업 과장으로 돈도 제법 벌지만 욕심이 많아, 아이둘다 시모에게 맡기고 형님과 직장생활하고 있습니다. 성격은 보수적이어서.. 조선시대 아낙 같은 생활을 형님에게 강요하지만, 돈은 벌어와야합니다. 형님은 조선시댁 아낙 비슷하긴 한데..글쎄요.. 본인 남편이외에는 별로.. --+ 살림도...꽝.. 경제관도..꽝... 시모가.. 해주는 밥먹고.. 시모가 해주는 속옷 빨래입고.. 암턴..내눈으로 보기엔 시모 알기를 식모로 압니다.
시숙은 밖에선 아주 통큰 사람이더만요. 상가집에서 카드칠때 50만원씩 쓴답니다..

현재는 둘째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주말마다 아이를 보러옵니다.
시모가 그렇게 빚에 허덕이면서 큰 아이를 6살까지 키워주었어도.. 한달에 20만원이 전부였답니다. 허리아픈 시모 둘째까지는 힘들었는 차마 거절못하고 또 키워주고 계신데, 얼마전 설에 사는 시숙이 시댁이 있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설마 ... 정리하고 합치겟지..했습니다.

본인과 큰아이만 데리고 본가로 들어가고, 형님은 설에 남아 계속 직장생활하기로 했답니다. 자동차 할부가 남았다나..어쨋다나.

시모는 끝내 거절 못하고..그렇게 하라 했답니다.
그 허리로, 70을 바라보는노인네가 말도 징그럽게 안들을 6살짜리와, 한참 손타는 10개월짜리, 그리고 집에서는 손하나까닥 하지 않는 시숙 치닥거리에 시부까지.. 데꼬 살아야 할 모양입니다.

남편도 기가 찬지.. 말이 없습니다.
시모말이.. 시숙을 놓고.. 내자식이지만 아주 지독한 넘이라고 했답니다.

오늘만은 시모가 불쌍합니다.
갑자기 친정엄마가 생각납니다.
"나는 애들 안봐준다.. 나도.. 이제 내인생 살고 싶다. 여행도 가고 싶고, 운동도 다니고 싶고.."
이렇게 말하며 살고 있는 친정엄마가 생각납니다.

시모의 말년인생마저 불쌍합니다.

욕심많은 시숙.. 시모를 잡습니다.
별로 착할것도 없는 둘째 며늘이 잠을 못자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