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저녁먹다 날 감동시켰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하는 노가다 일이라 음료수 값이 수월찮게 들어갔는데 원래 그런건 고용주가 사주는것인줄 알기에 왜 당신돈으로 사먹냐고 그랬는데 남편왈 친구가 고용주인데 이눔도 공사대금 나올때 까정은 돈이 한푼도 없어 인부들 참(간식)까정 남편돈으로 사줬단다. 그래 그것까진 이해하려했다. 이틀전 차에 기름없는걸 안 나는 남편에게 기름 얼마만큼 넣어야되냐고 물었다. 오만원어치만 넣으면 월급날까지는 탈수있다길래 당연히 그런줄 알았더니 딸래미 발레복 사러 차에탄 내눈에 들어온 계기판! 남편에게 물으니 오만원중에 이만원을 친구가 빌리면서 삼만원어치 기름을 넣으랬단다.
남편에게 핸펀을 하면 친구가 받는다. 이상해서 남편에게 물으니 친구가 요금을 안내 수신만되고 발신은 남편핸펀을 사용하느라 주로 친구가 갖고다닌단다. 근무시간에만...워낙에 많은 일들을 겪어서일까, 아님 남편이 되려 안되보인걸까? 그냥 한마디 했다. 세상에, 그지 똥구녕에서 콩나물 빼먹을놈 이라구.. 어렵게 사는걸 아는놈이 그랬다는게 더 미웠지만 화내봐야 남편 내눈치만 보게될까 싶어 그만뒀다. 대신 주머니에 달랑 천원있는 남편지갑에 만이천원을 넣어주었다.글구 오늘 저녁 지나가는 말로 당신 오늘 음료수 얼마나 사먹었어? 했더니 남편이 그러대 전에는 항상 지갑에 오만원 십만원씩 넣어주던 당신이 만이천원밖에 못넣어준걸 보니 마음이 슬퍼 음료수를 못사먹었다고...갑자기 나이 사십에 철이든 내남편이 기특해 보였다.
돈관념이 전혀없던 사람이 이젠 비오면 공친다고 비오면 안된다고 돈벌어야 한다고 난리다. 남편은 언젠가는 재기할거다. 난 이제 남편을 믿을수 있을것 같다. 지금 당장 남편 노가다를 다닌다 해도 부끄럽지 않다. 겉멋에 빠져 처자식 굶을지언정 절대 그런일 안한다는 넋빠진 남자들 보다야 사람이지...그래도 다행이다. 많이 자존심도 상했을터인데 처자식 굶기지 않으려 묵묵히 새벽잠 설치며 힘든 내색 안비치고 ...남편, 달력에 하루하루 동그라미를 친다.오늘까정 이백 팔만원 벌었다. 예전보다야 성에 안차지만 오히려 더 그돈이 소중함을 느낀다. 조급해 하지않고 때를 기다린다. 다시 사모님 소리는 못듣더라도 내 남편이 다시 활기차게 자기일을 할수 있기를 기다린다.
난 반드시 그날이 오리라 믿는다. 내 남편 돈의 소중함과 가족애를 다시 일깨우게 되어 너무 너무 기쁘다, 일억과 바꾸었다 생각하니 이제 그돈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