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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넘 무겁습니다.


BY 워니 2003-06-17

지금은 새벽 12시가 넘었는데 혼자 술한잔 해요.
남편에게 허락받고이죠..혼자 마시는거 질색하는 남편이고 1주에 한번 같이 맥주 조금 하죠.
오늘은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양해를 구하고 혼자 잠안자고 마십니다.
혹 제글 읽으셨나요?
다음에 오시라고 했다가 아침부터 울었죠..야단맞고.
처음 남편은 절 이해하더군요. 남편도 주말을 자주 차지하시는 어머님이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그런데 어머님과 통화를 했나봐요.
우시더래요..
항상 그렇습니다.
제가 잘못을 했던, 어머님이 잘못하셨던 저에게는 당당히 뭐라하시고
남편 앞에서는 외롭다고, 아프시다고 잘 우시거나 슬퍼하십니다.
우선 우셨다니 마음이 넘 무겁고..
한편으론 나에게와 남편에게 어찌 그리 다른가 싶어 속상하기도 합니다.
제게는 너무 강한 어머님이고 남편에게는 가엾은 홀어머님이지요.
시누이와 사신다고 하나 너무 외로운데 며늘이 그랬다고, 잘못했다고 한게 아니라 그냥 서운하신거라며 우시더랍니다.
그 눈물이 아들앞에서만 흘리는 것이던, 진실이던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그냥 제 어깨가 마냥 무겁습니다.
홀어머니 외며느리인데 따로 나가산다는 이유로 가족들 앞에 떳떳치가 않습니다.
친척분들도 다 모시라고 뭐라하고 남편도 모시지도 않는데 잘하라고 많이 말하거든요.
저도 다 압니다..잘 해야죠..내 남편의 부모인데요..
그런데..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이래서 조건따져 결혼하나 봅니다..
홀어머니의 외아들..게다가 시누이 셋..
남편 없는 것도 외로운데 아들도 하나뿐이니 모든 관심과 감시의 대상은 저입니다..너무 답답합니다.
어머님과 한참 대화를 나눈 남편은 아침과 달리 제게좀 짜증적이더군요.
내 맘을 아예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어머님이 가엾다는 생각이 든거겠죠..내가 가엾진 않을까..
아..답답합니다.
외로우시겠죠..그러나 그건 어머님의 몫이지 않나요? 결국 자식은 그렇게 떠나는 것이 아니던가요?..제가 너무 이기적입니까?
어머님의 고달픈 팔자를 제가 변상해야하는듯..
제가 잘해야 한다는 이 분위기..너무 짜증나고 답답합니다.
저도 여유있는집 막내딸로 자라서 저밖에 모르고 즉흥적으고 자유롭게 자랐습니다..부모님도 젊어 별다른 책임감도 없구요.
그리 자라다보니 이 상황이 너무 버겁습니다.
저에겐 의무가 너무 큽니다..
전 상처받더라도 티내지 말며 절대 어머님께 상처드려선 안됩니다.
이렇게 전전긍긍하느니 차라리 아예 모시고 살며 나를 포기할까도 싶습니다.
조금의 자유를 더 얻고자 분가해살며 늘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느니
차라리 합가를 해서 나 자신을 포기하고 며느리로서만의, 아내로서만의 인생을 사는게 차라리 맘 편하지 않을까..
남편을 전 많이 좋아해요..
그런 남편을 보면 그냥 나 포기하고 모시고 살면서 맘편히 살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이런 자유도 없이 늘 아픈타령에 돈타령만 하시는 어머님과 24시간 얼굴 댈일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구요..잘해드릴수록 바라시니..
합가하신 분들..그리 살기 힘들던가요.
분가한 지금은 맘이 너무 불편하네요.
아..정말 내 딸이 홀어머니 외아들에게 시집간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습니다.
남편은 나를 위해 날 이해한다고 하지만
내심이야 엄마에게 잘하고 싶겠죠..
아내, 여자로서의 내 삶보다는 며느리로서의 삶 위주로 살길 바라겠죠.
사랑이 뭔가요..난 왜 내 남편을 사랑하는 걸까요..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그와 결혼하기 전엔 난 너무 행복했는데..부족한게 없었는데..
부질없는 과거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