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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이런 일이..


BY 설마 2003-06-25

정말 오랜만에 아컴에 들어 왔다.

남자의 마누라, 6살 짜리 아들의 엄마, 계약직 사무원, 수험생.

약 5개월 정도 그렇게 해 왔다.

오늘은 이혼이라는 단어를 검색했었다.

연애3년. 결혼7년차.

생각해 보니 열렬한 연애를 한것도아니고,

달콤한 신혼을 보낸 것도 아니고,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때도 모두 내 몫이었다.

욱하는 성격에 약간의 폭력성도 보였고,

집들이, 돌집 다니며 노름에 빠진적,

아픈아이 데리고 밤새 시름 할 때 경품 오락실에 빠진적도 있다.

그래도 봉급 축낸적 없고 특별한 대소사 거른적 없었기에

적당히 마누라 기분 맞추려는 노력도 보였기에

그래 맞춰가며 살자했다.

아파트도 사고, 많이는 아니지만 통장에 잔고도 제법 목돈이 되었다

설마 설마하다 6월 1일날 알았다.

한번도 나에게 문자 보낸적 없었는데

새벽 4시에 띠띠띠 문자 날린거

아침 8시 쯤, 그가 자는사이 난 봐 버렸다.

여우야 멀리멀리 날 데려가줘...

나가라고 했다. 꼴 보기 싫다고.

내가 보는 앞에서 그여자에게 전화했다.

"이제 못 만나게 되서 전화합니다. 집에서 애 봐야되서"

그걸로 끝인줄 알았다. 1주일전.

안 자려는 아이 겨우 재워놓고 새벽4시에 일어나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다. 책상위에 놓인 폰. 부재중 전화 1통.

011-9*******, 내가 얼핏 외웠던 그 번호.

출근하기 전에 쪽지 남겼다. 그 남자는 나보다 늦게 출근하니까

퍼질러 자고 있었다.

''인간아 놀아도 제발 공부하는 마누라 신경거슬리지 않게 놀아라''고

그리고 2,3일 신경 쓰는 듯 하더니,

오늘 아침 8시. 문자메세지 잘 생각은 안나지만

''너무나 어렵게 만난것 만큼, 많이 사랑하고 또 보고싶다''

내가 본 걸 그도 안다. 문자오는 순간 내가 휴대폰 확인해 버렸으니.

표정관리와 감정 조절을 하느라 했는데

아들은 유치원가는 동안 창밖만보고 한마디 말도 없다.

그 남자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 않는데 아들을 생각하면

자꾸만 눈물이 핑 돌아 버린다.

오전내내 검색하다 손위 동서에게 전화했다.

도움을 청하는게 아니라 너무 속상하고 표정관리가 안되서

사무실 사람들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고.

혹시나 최후의 그날이 온다해도 한사람 쯤은 똑바로 알아야겠기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화장실에 쪼그리고 않아서 그렇게

통화하고, 맛없는 점심을 꾸역꾸역 채워 넣고 왔다.

오늘 검색하면서 공부 많이 했다.

조만간 계약직 그만 둘것이다.

시험 공부는 미련이 남지만 현재는 보류다.

감정 수습이 되면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합격 할꺼다.

나도 똑같이 해 줄 수 있지만 아들에게 부끄운 어미가 되긴 싫다.

퇴근하면 요즘 유행하는 옷도 사입고, 최신 휴대폰도 하나 사야지

생각해 본다.

그게 실천이 될지는 모르겠다.

함께하는 행복은 버렸지만 나를 위한 행복은 꼭 ?아야지.

이제 내 멋대로 살아도 된다. 그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