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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좀 들어주세요.


BY 아내라는이름 2003-07-03

출장간지 삼일째인 신랑과 오밤중에 한바탕 했습니다.
얘기 마무리도 안짓고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전 친정 할아버지가 가까이 사시거든요.
고속도로로 삼십여분정도..
어젠 할아버지와 같이사는 삼촌(연세는 많으신데 정신이상 증세가 있어서 미혼)이 오늘이 생일이어서 언니와 같이 미역국이라도 끓여드리려고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시골 가던중에 동생이 전화를 했더군요.
엄마가 교통사고로 입원중인데 입원한 병원 윗층 한의원서 침을 맞았는데 정맥쪽 피를 빼야한다며 건드린 부분이 지혈이 안되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겼다는 겁니다.

이래저래 마음만 바쁘고 돌아오는 길에 신랑이 전화를 했더군요.
어디야?
시골갔다와.
..
왜전화했어?
그냥.
어디로 가는 중인데?
병원가는거야.
알았다 .. 그리곤 끊네요.

장모가 병원 입원한줄 알면 괜찮냐 소리 한번 없고.
배불러 회사다니느라 힘든거 없냐 소리 없고.
딸래미 안부한번 안묻고.
밥은 잘 먹냐 소리 한번 없고.

어쩜 사람이 그러느냐고.
밤중에 전화해서 막 머라고 ?습니다.
그랬더니 하는말..
내가 전화를 반갑지 않게 받아서 하기 싫답니다.

하루에 한번도 전화 안합니다.
제가 잘못된건가요?
포기하고 산지 6년째이지만 가끔 이렇게 열받을때가 있습니다.

시어머니라는 사람에게는 전화했냐고 전화좀 해드려라 말은 번지르 하면서..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어제 문자 메세지 하나 보내고 잤습니다.
"언제든지 가족이 부담되는것 같으면 말해."
뭔가 느끼는게 좀 있으라고요.

전 남편이 있어야만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싸우게 되면 항상 끝을 생각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아는 분이 그러더군요.
''난 부부관계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관심만 가져주고 내가 그 남자 아내라는 사실만 알면 좋겠어요''
이렇게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습니다.
남편이 가족을 너무 방치해 두는거 같아 그게 속상하고 짜증스럽습니다.

배부른 고민이라 생각치 마시고..
이 우울한 아침에 위로좀 해주세요.
남편믿고 결혼을 덜컥 결심했는데 뭐가 그리 급했을까 그생각도 많이 드네요.

휴우..........
님들은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