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요즘엔 정말 하늘에서 벼락맞지않는걸 다행으로 여기며 삽니다. 얼마전에 낙태수술을 했습니다.
그이유가 명확하다면 이렇게 죄책감이 느껴지진않을텐데...
단지 첫째가 너무 어리다는이유로.. 내몸이 힘들다는이유로...
저 많이 잘못한거 맞죠?
지금은 너무 회회가 됩니다. 그리고 신랑이 너무너무 밉습니다.
제가 수술을 하자고 해도 말렸어야할 신랑이 먼저 수술을 하자고 권유를 했으니 밉고 원망스러울수밖에요.
이유인즉, 제가 첫째를 가져서 입덧이 보통 심한게 아니었거든요.
임신 6개월까지도 거의 아무것도 못먹고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출입
해가며 링겔을 맞기를 수십번.. 너무 힘들어서 신랑붙잡고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임신막달까지도 입덧때문에 잘 먹지도 못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사람들이 저보고 아프리카 난민같다고 말했답니다.
임신3개월무렵에 몸무게가 38kg로 까지 빠지더니 임신막달엔 겨우 50kg로 채워서 아기를 낳았더니 2.4kg의 뼈만앙상한 아기가
태어나서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속이 메스껍고 눈물이 나려합니다.
그런 제모습을 보아서일까요?
첫아이가 돌을 막지냈을무렵 둘째아이를 가진걸 알게되었어요.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더라구요.
첫아이때처럼 또 입덧이 심하면 어떡하나...그러면 큰아이는 누가
돌봐주나... 이사도 해야되고 계획해둔일은 많은데...입덧이 시작되면 아무일도 할수없을것같은 불안감이 밀려와서 밤잠을 이룰수가
없었지요. 고민끝에 겨우 신랑에게 얘기를 꺼냈더니 역시 얼굴이
어둡더군요. 그러더니 대뜸, 수술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말이 왜그렇게 괘씸하고 섭섭하게 들리던지요.
남자들은 자신의 아이를 가지면 특별한 상황을 빼놓고는
쉽게 그런결정을 못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쉽게
아이를 지우자는말에 너무나 실망스럽고 신랑이 밉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당시엔 수술쪽으로 더 기울어있었지만 제가
생각하는거와 신랑이 말하는거와는 천지차이였지요.
어떻게 당신아이를 그렇게 쉽게 수술하자는 말을 할수있냐고
하니까 다 저를 위해서랍니다.
첫아이 가졌을때를 생각하면 자기도 무섭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며... 나중에 낳자고 저를
설득하더군요.
며칠을 고민하다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샘이 약먹은거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런일 없다고 했더니 그럼 피임약을 복용
했다고 서류에 기입하자고 하는데 정말 세상무섭다 하는 생각이
들대요. 왜 수술하는지 한마디 물음도 없이 있지도 않은
피임약을 복용했다며 기술하고 바로 수술했습니다.
병원을 나오면서 얼마나 내자신이 밉고 눈물이 나던지....
우리신랑 법없이도 살사람이지만 저 그일있은후로 신랑이
미덥지가 못합니다. 그렇게 자기자식에 대해 책임감이 없나
싶기도 하고 아무일없었다는듯 tv보며 웃고있는 신랑을
볼때면 가끔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지금에서 누구를 탓하겠읍니까만 ....누구보다도 죄인은 엄마인
저겠지요.
요즘 친구들이 하나둘 둘째아이를 갖기시작하니 그아이 생각이
더납니다. 임신 6주였거든요.
한친구는 아직 첫애가 돌도 안지났는데 둘째아이가 생겼다며
신랑이 빨리 낳아서 얼른키우자고 한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왜 그때 우리신랑은 그렇게 말해주지 못했을까요?
제가 수술하자고 아무리 때를 ?㎨諍?신랑이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해주었다면...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자며 격려만 해주었더라도
지금쯤 불러오는 배를 보며 기뻐했을거란 생각이 자꾸만듭니다.
이제와서 후회한들 아무소용없다는걸 알지만 친구나 주변식구들
어느누구에게도 말하지못한 이심정을 선배님들께 넋두리 삼아
풀어봅니다. 저 정말 잘못한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