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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술버릇 너무 속상해요.


BY 아직은 새댁 2003-07-11

연애시절부터 술 좋아하고 친구좋아하는 남편 성격은 알았지만 연애하면서 많이 절제하는 모습도 보였고 결혼후 1달 정도는 잘 지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결혼한 지 2달여가 지나가는데 최근엔 거의 일주일에 3일은 술 마시고 새벽 3시에 들어옵니다.
변명도 가지가지입니다. 거래처 사람을 만나 얘기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기분 좋아서 한 잔 했다... 회사 회식 자리에 전무님까지 계셔서 어쩔 수 없었다... 등등 근데 남편 회사 사람들이나 친구들을 보면 그시간까지 계속 다 있지는 않았더라구요. 몇 사람씩 남아서 더 마시는 곳에 늘 남편이 끼어 있어요. 기분이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술을 절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술만 마시면 담배도 거의 줄담배로 피워대고 술 마시고 들어오면 곱게 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못살게 굽니다. 계속 말을 시키거나 대꾸하지 않으면 않는다고 뭐라고 하고 욕도 많이 하고... 침도 방바닥에 아무대나 뱉고... 암튼 술만 마시고 들어오면 싸우게 됩니다. (아직 때리거나 뭐 그런 적은 없습니다.)

술이 깨고 조근조근 감정 나빠지지 않게 얘기도 해 봤고 울면서 부탁도 해 봤고 저도 소주 마시고 집에 가서 똑같이 주정도 부려보고 화도 내 봤지만 아무 소용 없더군요. 그 순간엔 알았다고,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면서 또 술 마시면 절제하지 못하고 그럽니다. 직업이 영업직이라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겠지만 저 역시 맞벌이를 하는 입장이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밤새 툭닥거리고 나면 잠도 못 자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회사에 출근합니다. 이런 생활이 거의 한 달이 반복이 되니 저도 이제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네요. 그래서 오늘 아침 신랑에게 말했습니다. 다시 한 번 자주 술 마시거나 늦게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면 그땐 시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알리고 나 나름대로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신랑은 부모님께 알린다는 말에 또 화를 냈지만 제가 단호하게 얘기를 하니 알겠다고는 합니다. (참고로 시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입니다. 다만 신랑 총각시절 늘 늦게 다니고 술을 마셔도 아들에게 싫은 소리 별로 하지 않으시는 그런 분들이시죠.) 그런 것 때문에 신랑은 신랑대로 아직 적응이 안 되었을 수도 있겠죠.
그런 것을 다 이해한다고 해도 너무 힘드네요.
제가 일이 많아 야근이라도 할라치면 혼자 있기 싫어하는 신랑은 꼭 친구나 회사 사람을 불러내서 술을 마십니다. 그러니 어떨 때는 제가 일거리를 싸들고 가는 한이 있어도 일찍 퇴근하기도 합니다.

신랑 본인은 결혼 후에 술을 나름대로 많이 자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신랑더러 결혼했다고 변했다고 하며 마누라 치마폭에 싸여있다고 비아냥 거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도 그것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서로의 기대치가 너무 달라서일까요?
신랑은 나름대로 어쨌든 조금씩 달라지려고 하고 있는데 제가 너무 조급하게 굴어 그 반동으로 더 마시는 건지... 아님 이런 경우 아예 앞으로 더 나아질 기미가 없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입니다.
마음 편하게... 집안에서 큰 소리 나지 않게 살고 싶은데 어떻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