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했는데
누구 마누라가 제일 예쁜가 하는 얘기가 나왔대요
제 얘기도 나왔는데..글쎄 안예쁘다는 여론이었나봐요
남편은 쪽팔려 죽겠으니 하루빨리 살을 빼서 좀 날씬해지라고 난리예요
(아이를 낳고나서 푹퍼진 아줌마 몸매가 되어버렸거든요)
그 많은 직원 마누라들 중에서 유독 제가 도마 위에 많이 올라있었던 모양인데
그건 순전히 남편 때문입니다
잘생긴 데다가 멋도 엄청나게 부려서 직장내 제일가는 패션리더인 남편을 둔 덕이죠
저도 사실 애 낳기 전까진 몸매도 괜찮았고 멋쟁이 소리 제법 들었지만
임신하면서 살이 많이 쪘고 출산 후에 하나도 안빠져서 뚱녀가 되어버린 케이스입니다
살이 찌니까 입던 옷은 하나도 안맞고 새로 사려해도 맘에 드는 옷은 어찌나 손바닥만한지...
이래저래 입을 옷이 없어서 요즘엔 아예 남편 옷중에서 아무거나 집어 입어요
그러다보니 점점 여자로서의 자신감도 없어지고 남 앞에 나서는 것도 두려워졌습니다
요즘 가끔 멍하니 생각에 잠길 때가 있습니다
내가 정말 날씬하고 생기발랄하고 자신감 넘치던 시절이 있었나 하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애키운다는 핑계로 두문불출 하다가 얼마전 남편회사 직원들을 만난 일이 있어요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문상 온 그 사람들과 어쩔수 없이 대면해야만 했거든요
그때 나의 모습은..가뜩이나 뚱뚱한 몸에 흰소복을 입었으니 더 푸짐해 보였을테고
손질 못한 파마머리는 수세미처럼 헝클어져 있고 화장 못한 맨얼굴에 눈두덩은 탱탱 부어있고..
정말 최악의 몰골이었죠..
어찌하다 보니 여지껏 그 사람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못나누다가 이번에 제대로 인사를 했으니 그 사람들한테는 내 이미지가 그 모습으로만 박히고 만것이죠
그냥 듣고만 있었느냐고 남편을 다그치니까 나름대로는 변명을 늘어놓았다네요
하지만 남자들 심리란게 변명한다고해서 아, 그러십니까 하는게 아니래요
아무리 도깨비처럼 화장을 했더라도 예뻐보이기만 하면 그 여자 예쁘네 하고 결론내린대요
하긴
정말 예쁜 여자라면 실컷 울어서 퉁퉁 부어있는 맨얼굴도 예쁠테니
내 주제를 알고 인정할건 인정해야겠죠.후..
저요
정말 독하게 맘먹고 살뺄겁니다
수단과 방법 안가리고 다 할겁니다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밥도 굶을거고 제일 싫어하는 운동도 할겁니다
열심히 살빼서 몸에 착 붙는 예쁜 옷입고 자신있게 거리도 활보할거고
남편 직장 동료들 보란듯이 남편 팔짱 끼고 근사하게 나타나 웃어줄 겁니다
두고봐라두고봐라두고봐라!!!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