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나의 서른 세번째 생일이다.
변함없이 미역국도 안 끓여 놓고 생일 밥도 안 해 먹었다.
왜냐면 ..일단은 귀찮고 ...이단은 좀 서글퍼지기도 해서다.
다른 님들도 그러시죠?
전화가 왔다.
왠일로 34살 노처녀 시누에게서 전화가 왔길래 생일이라서 인사라도 할 려구 하나 보다 했는데 .. 그럼 그렇지 어찌 올케 생일을 기억하겠는가....
오빠가 전화를 해서 무슨 일인가 해서 전화를 했단다.
끊고 나서 신랑에게 전화해서 아가씨 전화왔다고하고 말 나온김에 물어봤더니 대뜸 큰 소리 먼저 나온다.
참나... 어처구니도 없고 황당하기만 하다.
며느리는 그저 무보수 일일 파출부로만 여기는 건지.
시댁에 무슨 일이 있거나 끔직히 여기는 동생에게 무슨 일이 있든지.
물어봐도 안되는 건지...
형님 하나 계시는 데 하는 일이 잘 안되서 늘 동생한테 전화해서 아쉬운 소리한다.
그래.. 어찌 재수씨한테 그러겠는 가 싶어 모른 척 한다.
정말이지 가난하지만, 마음마저도 가난하게 사시는 시부모님.. 미울때도 있지만 그래도 측은하게 생각하려 애쓰며 돈 드는 일 있어도 싫은 내색 안하고 다 해드리고...
하나 있는 노처녀 여동생 불쌍하다길래... 그래... 불쌍하겠지. 능력없는 엄마 아빠 만나 고생하고..참나... 몇살까지 그래야 하는 건지...
울 신랑... 총각때 열씸히 돈 벌어서 시댁 생활비로 다 쓰고 빚 2700만원 들고 나한테 장가와서도 적반하장.. 그래 미안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어가기를 8년째이구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과 눈물과 한숨이 들었가는지...
평소같으면 우스면서 넘어갈 것을 기분도 꿀꿀한 마누라에게 딴지를 거는구나.
눈치 없는 게 인간인가...
에고....
이러면 뭐할 것이냐..
내일 또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아버님 생일 상 차려야 할건데...
형님이라도 내일은 좀 일찍와서 청소해 놓고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