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음 잼있겠다.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별로 재보지도 않고
뚜렸한 반대도 없이 결혼했다.
결혼 후... 집안일 하는 스트레스땜에 첨엔 힘들었다..
사실, 아무리 도와준다고는 해도 남편은 시키는 것 만 했다.
스스로 알아서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이런경우는 없었고
정말 짜증났지만, 이젠 그냥 대충 하기로 했다.
빨래도 가끔 밥도 가끔 해먹고 청소도 대충대충...
다행히도 그런 생활에 불평불만을 하진 않는다.. 그 남자는..
그렇게 첫번째 고개를 넘고나서..
별 다른 문제없이 단조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
정말 짜증난다..
그래서 짜증나서, 나도 모르게 '확~ 헤어져 버려!! 전화도 안하고..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생각이 머무는데... 순간 정신이 차려졌다.
'아.. 나 결혼했지..'
연애할때 처럼 그냥 아무일 없듯이 확 헤어질 수 없는 거였다..
연락 끊고, 내일 당장 소개팅에 미팅에 다른 남자 구하고..
이럴 수 없다.. 이제는..
흐흐.. 어찌나 씁쓸한지.. 이제 그 와의 헤어짐은 이혼.. 이 되는 거였다.
오래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느꼈던 막연한 이혼 감정 따윈..
그저 감상이었고, 이젠 진짜로 -사회와 서류가 인정한- 이혼이 되는 거다.
결혼은 이런거였다..
넓은 울타리에 갖힌 거다..
울타리 안에서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만..
울타리 안이 지겨워 혹은 싫어서 혹은 답답해서 울타리를 넘으려면
많은 희생과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쩝.
그래서 이렇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나도.. 다시 집으로 갈 수밖엔 없다..
냠. 중얼 중얼.. 궁시렁 궁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