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못된걸까요? 남들은 여름휴가라고 다들 산으로 들로 피서를 가는데 저는 휴가 전날
남편과 다투고 계획했던 친정나들이도 포기했습니다.
모든 부부들 다툼에 절반 상이 금전 문제인것처럼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은 강원도 산골에서 3남 3녀의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남편 밑으로는 27살의 여동생이
있구요. 이번 다툼에 발단에는 그 여동생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아가씨가 대학을 졸업하고
2년여 동안 친구와 월세를 살고 있는데 이번에 집주인이 전세로 돌릴테니 1000만원을 내고
살던가 아님 방을 비워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같이사는 친구가 600만원 아가씨가 400만원
을 분담하기로 했다는군요. 그런데 문제는 아가씨가 그동안 직장을 다니면서도 단돈 만원도
모아두질 않았다는거예요. 시댁부모님께서도 시골의 힘든형편에 400만원이 어디있겠어요.
그런데 이 철없는 아가씨는 칠순을 바라보는 연세 신 부모님께 손을 벌린거예요.
제 입장에선 상상할수도 없는 일입니다. 어쨌든 저희 시어머님 큰아들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하신 분인데 아가씨한테 좋은소리를 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결국 아가씨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울고 짜고 하니까 자기 핏줄이라면 끔찍한 남편이 돈을
마련해주기로 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이번에 임대주택에 입주하면서 300만원의 여윳돈이 있었기에 할수 없이 그거라도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100만원이 모자르다고 현금서비스를 받아 줄려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전 아가씨도 카드가 있으니 나머지는 아가씨에게 해결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럼 다음달에 한꺼번에 100만원을 어떻게 결재하냐는 겁니다.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남편 월급이라야 고작 105만원! 그월급으로 8개월된 딸아이까지 세식구
살면서 어떻게든 아껴서 적금이라도 더 부어볼려고 아둥바둥 살아가는데 세상에 단한사람
믿고 사는 남편이 이럴수 있을까요?
저는 너무화가나서 죽으면 죽었지 빌려주지 않겠다고 했더니 임신4개월인 와이프한테 한다
는소리가 그럼 죽으래요.
너무나 기가찹니다. 배신감에 구역질이 나서 입덧한번 하지 않던 제가 모두 토해냈습니다.
친정엄마가 결혼전에 점을쳤는데 점쟁이가 막내며느리로 시집을 가지만 맏며느리 노릇을
해야 할거라고 하더니 그말이 맞나봅니다.
연세드신 시부모님 고생하시고 10년이 넘게 기르신 황소 팔아버리시고 적적하신것 같아
250만원 주고 송아지 사드리고 형님들 모른척 넘아간 시어머님 치아 보기가 안타까워
의치라도 하시라고 적은돈이지만 성의껏 보내드렸습니다.
저희는 보증금 2600만원짜리 임대아파트 살고 있지만 시부모님 일이라면 정성을 다하면서
모실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형제까지도 책임져야하나요?
속상하고 힘들지만 하소연할곳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