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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때 맘 따로, 줄때 마음 따로인 사람.


BY 기분나뻐. 2003-08-03

사람은 받을 때 맘하고 줄 때 맘하고 틀린 가 봅니다.

저의 시모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 시모를 보고 있으려니 앞으로는 아무것도 해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올초 저의 시모의 어머니(즉 신랑의 외할머니)가 아프셨죠.

처음 신랑의 외할머니가 응급실 오시던 날... 외할머니의 아들이 같은 지역에 사는데도 회사 상사를 접대하고 있는 저의 신랑을  불러서 응급실을 지키게 했습니다. 저의 신랑 술을 엄청 먹고 응급실에서 지켰습니다. 그날 외삼촌과 외삼촌의 아들(외할머니의 친손주)가 왔는데 그냥 응급실에 왔나보다 하는식으로 얼굴만 비치고 갔습니다.

그뒤에도 친손주라는 사람은 병실에 얼굴을 자주 비치지 않았고, 큰외숙모도 그랬고.

저의 시모는 당신이 당번이라는 날도 병실 지키기 싫다고 신랑에게 전화해서 니가 좀 보라고 하시기 일쑤였고. 멀리 타지에 있는 외가쪽 식구들 오면 병원으로 밥해다 줬으면 한다고 전화를 하셨고. 외숙모가 지키지 않으려는 병실까지 저에게 와서 지켜달라는 요구를 하셨고...

저의 신랑 외숙모가 좀 나몰라라 하는 사람이거든요.

마지막에 가망없으면 집에서 모실때도 모시기 싫다고 해서 딸집에 가 있었습니다.

하였든 그 모든 것을 전 신랑의 외할머니라는 이유만으로, 정때문에 해드렸습니다.

한데...

그런 일이 있은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의 시모가 저를 대하는 것을 보면...

뭘 기대하고 한 것은 아니지만...

말한마디라도 제가 고생해서 내가 좀 편했다고 말해줄 수 잇는거 아닌가요. 한데 그런 말도 없었고, 거기다가 절 대하는 것 보면 냉기가 흐른다고나 할까...

전 제가 해주고도 왜 그런 대우를 받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못합니다. 저의 친정엄마가 너의 시모가 널 미워하는 게 느껴진다고 평상시에 시댁갈때 뭘 챙길 정도입니다.

저의 시모를 보면 힘들때 도와줘도 고마워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앞으로는 정을 띄고 살아야 할 거 같네요. 몸고생하고 맘까지 상하고...

정말 사람이 정성으로 다할 때 정성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저의 시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시모가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