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32

올케에게


BY 나여 2003-08-04

올케.. 그냥 이곳에 내 오해를 털어버리려고 몇자 쓰는거야.
올케한테 말하면 올케맘도 불편할테고 해서 털어버리고 좋으맘으로 돌리려고 말야.
엄마가 올라오신 후, 갑작스레 수술하게 되어서 정신없이 보내는 여름날이야.
남들은 휴가가뭐다 거리가 한산할만큼 텅 비었는데 여전히 이렇게 출근하고
엄만 집에서 혼자 하루를 심심하게 보내고 계시겠지.
올케도 허구헌날 가계일 보느라고 정신없을테니 우리모두 일복이 참 많은가봐.
근데 올케.. 난 늘 올케편이고 올케만한 며느리도 없다고 자부하며 고마워했었거든.
남들이야 시누올케 사이가 아옹다옹 해도 우린 그런거 한번도 없었잖아.
오히려 우리가 같은 자매인가 착각할만큼 잘 통했고말아.

 

근데 올케.. 나도 어쩔 수 없는 시누인걸까?
이번 엄마 수술건으로 조금 서운하고 마음 상한게 사실이야.
수술날 아침에 걱정돼서 찾아왔던거, 그리고 수술후 한번...
엄마 간호를 올케한테 기대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름동안 입원했는데
하루쯤은 할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더 커.
요즘엔 나도 속좁은 마음에 말로만 걱정해주는 올케전화도 받기가 싫어졌어.
좀 뾰루퉁해졌다고 할까?
엄마가 퇴원후에 아들네 집으로 가겠다고 성화신거 내딴엔 어거지로
엄마랑 싸우면서까지 우리집으로 모셔왔잖아.
올케가 가계일로 바쁘고 요즘 경기도 안좋다니 올케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그랬어.
사실 올케네는 엄마가 묵으실 방도 마땅찮기도 하고말야.

지난번 올케네 도배했을 때, 얼떨결에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면서
작은방엔 장롱에 서랍장들을 다 넣어버려서 사람하나 서있기도 좁을정도였지.
손님 하나라도 오면 안방에서 다 뒤섞여 자야할 구조가 되버렸구.
난 그것도 그냥 별 오해없이 생각했었어.. 안방이 넓어서 좋겠구나 했지.
그런데 이번일을 겪으면서 생각해보니 그것도 좀 서운하더라구.
엄마가 올라오시면 당연 아들네먼저 가셨다가 딸네행차 하는거 알면서
꼭 그렇게 방하나를 없애야했어?

퇴원한 엄마를 말로는 가시자했지만 갈수가 있었는가 싶어.
아들내외와 한방에서 기거해야하는데 누가 거기에 갈수가 있었을까?
하루이틀도 아닌데 말야.

 

그리고 난 올케가 엄마드시라고 하다못해 과일하나라도 사들고 올줄 알았어.
과일이야 우리집에도 많지만... 시어머니 수술후 간신히 기력찾으려 애쓰는데
전화로만 대신하는 안부걱정이 듣기 좋지는 않더라구.
올케.. 여기다 이런말 쓰는거 미안해.
올케한테 구구절절 말하는거 싫어서 여기쓰고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속좁은 시누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네.
사실 올케나 나나 무슨 일복이 그리도 많아 돈벌랴 집안일하랴 바쁘니말야.
바쁜거 알면서도 올케에게 조금 서운해.
올케라고 말하기 이전에, 우리가 같은 자매였어도 이건 서운할 것 같아.
동생이었음 오히려 가시돋힌 말로 비꼬았을지도 모르지.
올케.. 올케마음은 나도 알아.. 왜냐면, 나도 한집안의 며느리니까.
내 시어른이 아파도 나도 그럴테지 싶거든.
그러면서도 서운하네.. 나 우끼지?
올케~ 더운날 장사하느라고 애쓴다. 우리 수고하자구...

속좁은 시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