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49

시아버님 생신에 이런글을 쓰고 있네요..


BY 답답 2003-08-05

여긴 시댁입니다.

거실에선 시댁식구들이 하하,호호..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구요..

근데 저만 등신처럼 이러고 있네요..안그럴려고 하는데 잘 안됩니다.

살면서..즉 결혼을 하기전에는 어디서나 당당하고 기죽지 않던 제가..시집 식구들은 왜이렇게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는지 제 스스로도 이해가 안갑니다.

아직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가봐요..

전 맏며느리고 아직 며느리는 저밖에 없습니다.

오늘이 시아버님 생신이시고 , 어제 시어머님 형제분들이 죄다 오셨습니다.

저희는 시아버님은 형제가 없으시거든요...저한테는 시어머님쪽이 시댁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결혼식때 뵌것까지 이번이 3번째 만남입니다. 정말 서먹하죠. 

낮에 시어머님과 음식 준비를 하고, 저녁에 다들 식사를 하셨습니다.

근데 막내 이모부..즉 저랑 5살차이밖에 안나는 막내이모님의 남편분이 뒤늦게 도착을 하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10분쯤 지났는데요...

저는 신랑과 방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죠.

거실은 시끄러웠고 어떤 상황인줄 파악이 안되는 분위기였는데요..

갑자기 막내이모부가 저를 부르시더군요..가봤죠.

식사를 하고 계셨고, 시어머님이 차려주셨던가봐요...

사실 저희 시댁은 이모님들이 전부라서 다들 손님이 아니라 제집처럼 행동들을 하십니다.

아무튼..갑자기 저한테 호통을 치시더군요. 어린아이 나무라듯이요..저랑 나이차이도 별로 안나는분이 그래선지 지금도 화가 납니다.

" 내가 왜 엄마(저희 시어머니)한테 상을 받아야 되냐? 며느리인 니가 차려야지! "

그말씀을 연거푸 세번을 하시는겁니다. 엄청 크게 소리를 지르시면서요...전 갑자기 그많은 사람앞에서 도리도 모르는 며느리가 되었고 정말 무안하고 당황이 되더군요.

남편은 얼굴을 찌푸리고 아무말 없었고, 시어머님도 당황하시구요..

애써 웃었지만..눈물이 나올려고해서 혼났습니다.

누구라도 말을 좀 거들어주었으면 했는데..그냥 조용하니까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일부러 않한것도 아니었는데..

특히 저는 시댁에 오면 노이로제에 걸린게 있는데요...몸이 너무 힘듭니다.

즉, 시어머님을 비롯해서 이모님들은..행동이 무척 빠르세요.

밥을 먹고 치우는게 굉장히 스피디하시고..뭘해도 제가 따라갈수가 없어요.

그러다보면..살림에 서툴고 느린 제가 놀고 있는것처럼 보이는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부엌에서만 있어야 겨우 표가 날정도죠.--;

그러니까 가시방석이고..또 그렇다고 물러나 있으면 이모부님들한테 한마디씩 듣기 일쑤고...저 예전에도 다른 이모부님께 한소리 들었었거든요.

근데 웃긴건 저희 시어머님은 아직 한번도 저한테 그런말씀 않하셨습니다.

집에와서도 시무룩한 저를보고 남편이 굉장히 미안해하더군요.

오늘아침, 일치감치 시댁에 왔습니다.

시아버님은 생신인데 식사도 못드시고 새벽에 급하게 어딜 가셨고, 다들 주무시더라구요.

시어머님만 벌써 일어나셔서 음식준비를 하고 계셨구요...

결국은 시어머님 형제분들의  접대로 끝났습니다.

전 어제일로 주눅이들어..부리나케 부엌에서 서성거렸고..아침도 안먹었습니다.

다들 식사하실때도 부엌에 서있었어요. 그게 편하더군요.

어른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너무 불편해요..지금도 방에 틀어박혀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아버님 생신에..선물하나도 안들고 오면서...식사도 시어머님이 대접하시는 시댁식구들의 분위기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제가 잘못을 했다고 해도..서로 몇번 보지도 않은 사이에, 엄청 큰잘못을 한게 아니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꼭, 생신맞으신 시아버님앞에서 저를 그렇게 혼내야되는건지도 의문이 들어서요...

이모부님들은..신랑과 시동생을 애취급하세요..그래서 툭툭치고 말도 좀 함부로 하십니다.

그렇다고 며느리인 저까지 애취급을 하는건 너무 화가 납니다.

무작정..이름부르고 야!,너!,니가!...어쩌구 저쩌구...

제가 커피를 타서 어른들께 드리러 갔었습니다.

다들 정상적으로 앉아있는데..그 이모부는 거실탁자위에 두다리를 쫙 뻗고 얹어놓고 있더라구요..그 앞에다가 커피를 하나씩 놓아드리는데도..그 발을 안치우더군요..정말 어이가 없어습니다....--;

왜 시아버님 생신에 좋은일을 하러 갔는데...하루종일 우울하고 기분이 나빠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실은 어제밤에 펑펑 울었습니다. 자존심상하고 기가막혀서요..한편으론 무식하단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사람 염장을 질러놓고..저희 시아버님 흉내를 내더군요..

" 아가야..물 좀 가져와라~~!!!!" 대답 않했더니..계속해서 불러대는겁니다.

일년에 한두번도 아니고 수시로 만나야하는 사람들인데..정말 한숨이 절로 나와요...